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카타르 도하 남서부에 위치한 우다이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주둔 미군 장병들에게 연설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도하/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24일(현지시각) 중동을 뒤흔든 12일간의 무력 충돌을 종식시키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휴전 발효 뒤 이스라엘은 이란이 휴전을 위반했다며 보복을 예고했고, 이란은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한 적 없다고 부인하며 진실 공방을 벌이며 불안한 휴전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휴전 협정을 더 이상 위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23일, 이란이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미군 기지 공격을 감행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휴전 합의 소식을 알렸다. 6~7시간 뒤 이란과 이스라엘도 각각 이를 확인했다. 미국의 사상 첫 이란 본토 공습으로까지 번지며 전면전 위기로 치닫던 충돌이 전격 휴전으로 전환되자, 비록 초기 위반 사태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에선 안도감이 감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후 6시8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 간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이 이루어지기로 합의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동부시각 기준 24일 0시께(이스라엘 현지시각 24일 오전 7시, 이란 오전 7시30분) 이란이 공격을 중단하면, 12시간 뒤 이스라엘도 공습을 멈추며, 다시 12시간이 지난 25일 0시께 전쟁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시(NBC) 방송에 휴전 기간에 대해 “무기한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종전 합의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합의 발표 6시간여 뒤인 24일 0시19분 이란 국영방송도 “휴전이 지금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 발표 50분 뒤 “휴전이 발효됐으니 절대 위반하지 말라”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1시간여 뒤 이스라엘도 공식 성명을 내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면적인 조율 아래 상호 휴전 제안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휴전 동의 발표 뒤 또다시 이란의 미사일이 감지돼 요격에 나섰다며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이스라엘의 공습이 휴전 시작 시점 이후로도 1시간 반가량 지속되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방을 놓고 “둘 다 휴전을 위반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한편, “이스라엘, 폭탄을 투하하지 말라. 그렇다면 중대한 위반이다. 지금 당장 조종사들을 귀환시키라”고 트루스소셜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