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최혁 기자
올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한 기업 10곳 중 8곳이 경력직만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 위주의 채용 흐름이 취업의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채용공고 14만4181건 중 82.0%가 경력직만을 뽑는 공고였다. 신입만을 채용하는 공고는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경력 선호 현상에 대해 청년 구직자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대졸 구직자 응답자의 53.9%(복수 응답)는 ‘경력 중심 채용’을 취업 진입장벽으로 꼽았다. 53.2%는 대학 재학 중 직무 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공채보다는 수시, 신입보다는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재학 중 직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봉 미스매치 현상도 여전했다. 대졸 청년 구직자의 희망 연봉은 평균 4023만원으로, 채용공고의 평균 제시 연봉인 3708만원보다 315만원 높았다.
대기업 선호도 현상도 지속됐다. 대졸 구직자 62.2%는 중견기업(33.8%)과 대기업(28.4%)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했으며, 공공기관 및 공무원은 22.9%였다. 반면 중소기업과 벤처 스타트업을 선택한 비율은 14.9%에 그쳤다.
반면 취업이 어려워지다 보니 비수도권 취업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거주 구직자 63.4%는 ‘양질의 일자리 조건이 충족된다면 비수도권 취업도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지방 근무를 고려하는 조건으로는 ▲높은 급여 ▲복지제도 ▲워라밸 실현 ▲고용 안정성 ▲직무역량 개발 기회를 꼽았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민간 주도형 글로벌 도시를 조성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신, 인센티브, 정주 여건 조성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