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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20일 징계위서 출교 "곧 서면 통보"
전 세계본부장, 檢 조사에서 "한 총재 승인"
김 여사 전달 정황 등 추가 진술 여부 관심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3차 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 출범과 맞물려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전 핵심 간부가 출교 수순을 밟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출교 조치가 이뤄지면 그가 향후 특검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해당 인물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48)씨.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 해결을 부탁하며 고가의 샤넬백 2개와 수천만 원대의 '그라프'(Graff)사 목걸이, 천수삼농축차 등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2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교는 사흘 전인 20일 윤씨와 윤씨의 아내이자 통일교에서 재정국장을 맡았던 이모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징계위에선 두 사람에 대한 출교 조치가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곧 당사자에게 서면 통지가 가면 징계 효력이 발생한다.

윤씨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수사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승인을 토대로 전씨에게 샤넬백 등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YTN 인수 △캄보디아 메콩강 핵심 부지 국가 단위 공적개발원조(ODA) △유엔 제5사무국 유치 △20대 대통령 취임식 관련 청탁 △통일교 국제행사에 교육부 장관 초청 등 이른바 통일교 5대 현안 해결을 위한 청탁이었다는 의미다. 반면 통일교는 해당 행위는 윤씨 개인 일탈이라며 연관성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윤씨 부부에게 '중대한 의무 위반'을 사유로 중징계를 내렸다.

지금까지 관련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샤넬백과 목걸이, 천수삼차를 건넨 건 확인했다. 그러나 선물들이 전씨에게서 김 여사로 넘어간 물증은 발견하지 못했다. 전씨는 윤씨에게 물건을 받은 건 인정하면서도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잃어버리는 등 '배달 사고'가 났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보낸 "김 여사가 물건 잘 받았다더라. 여사님께서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는 취지의 문자도 확보했다. 이는 천수삼차가 김 여사에게 건네진 정황이다. 그러나 정작 샤넬백과 목걸이를 김 여사가 받았다는 취지의 문자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 년을 몸담았던 통일교로부터 강제 출교 조치를 당하게 된 윤씨가 교단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를 제출하거나, 자신이 건넨 선물이 전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갔다는 걸 입증할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물론 윤씨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볼 필요는 있다. 형량을 낮추기 위한 의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윤씨 주장대로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 반면 통일교 입장이 맞다면 윤씨는 횡령 혐의로 최대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도 있다. 앞으로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하게 될 민중기 특별검사팀도 이런 부분을 종합 검토해 수사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특검 수사가 본격 시작되기 전 윤씨가 전씨에게 전달한 각종 선물의 전달 시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등 실물 확보에 마지막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윤씨는 2022년 4월 7일 전씨에게 샤넬백과 천수삼농축차를 전달했고, 전씨는 4일 뒤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시켜 샤넬백을 신발 등으로 교환했다. 이어 윤씨는 약 두 달 뒤인 6월 24일 샤넬백과 농축차를 다시 전씨에게 전달했고, 전씨는 유 전 행정관 측에 연락해 이를 7월 8일 교환했다. 그라프사 목걸이는 이후 따로 건네졌다. 2023년 11월 29일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가방을 받는 이른바 '디올백' 논란이 터지자 윤씨는 전씨에게 "목걸이는 그때 보관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제가 다시 돌려가지고 있겠습니다"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고, 전씨는 "만나서 말씀드릴게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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