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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정권 교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전날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 카드를 꺼내들자 나온 반응이다.

전날 TV 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이 위치한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공습에 대한 성과를 과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소셜미디어(SNS)에 “핵시설에 대한 피해는 ‘기념비적’이라고 한다”며 “타격은 강력하고 정확했으며 우리 군이 대단한 기술을 보여줬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정치적으로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현재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ake Iran Great Again) 만들 수 없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말미엔 자신의 선거 구호에서 미국을 이란으로 바꾼 ‘미가(MIGA)’라는 말을 달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23일 폭스뉴스에 “대통령은 여전히 이란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책을 논의하길 원한다”면서도 “이란이 이를 거부한다면, 왜 이란 국민들은 이런 폭력적인 정권의 권력을 빼앗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정권 교체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그는 “대통령의 대담한 행동이 오늘날 미국을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었고, 핵 충돌을 막았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핵시설 피해는 기념비적”
미 공습을 받은 이란 핵시설 3곳의 위성사진. 포르도에선 환기구로 추정되는 2곳에 구멍이 3개씩, 나탄즈엔 1개가 남아 있고, 이스파한의 건물은 무너진 상태다. [AP·EPA=연합뉴스]
이에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은 그간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려고 했다”며 기존의 협상이 핵 개발 시간을 벌기 위한 사실상의 위장 평화 전술의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이란이 계속해서 핵무기 보유국이 되고자 한다면 난 그게 정권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정말로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은 이란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적들에게도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내포됐다고 강조했다. 위장 평화 전술과 핵 개발을 병행했던 북한도 예외가 되지 않을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23일에도 이스라엘과 이란 간 공습은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폭격했던 이란의 핵시설 포르도를 공격했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포르도 지하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전날 미군이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 총 12발로 공격한 곳이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시설의 진입로를 봉쇄해 이란의 핵시설 진입을 막기 위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연계 ‘바시즈’ 민병대의 본부, 정치범을 수용해온 에빈교도소, 팔레스타인 광장의 시계탑 등 이란 수도 테헤란의 보안 관련 주요 시설에 100개가 넘는 폭탄을 투하하기도 했다. 이란도 이날 40분간 네 차례에 걸쳐 미사일 6~7기를 발사하며 반격했다. AFP통신은 예루살렘 지역에서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지만 파악된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한 데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이란 타스님통신이 보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IAEA의 전문성에 대한 객관적 보장이 있을 때까지 IAEA와 협력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안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핵확산금지조약상 안전조치 협정에 따른 IAEA의 핵시설 사찰·검증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앞서 22일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서 이뤄진다. 호르무즈해협은 걸프 해역의 입구로 걸프 산유국의 석유와 가스 수송로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이 실제 통제될 경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충격을 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나친 자극이 실제 해협 봉쇄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호르무즈해협에서 상대방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공격과 기뢰 설치 등으로 이곳의 통항이 위협받았던 적이 있지만 이란이 이를 전면 봉쇄한 적은 없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3일 SNS에 올린 글에서 “시오니스트 적(통상 이스라엘 지칭)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며 “응징당해야 하고 지금 응징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시설 공습 후 나온 하메네이의 첫 공식 반응으로, 미국이나 호르무즈해협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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