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새정부 맞춰 정책·법안 재검토”
권, 보훈·국민 통합 적임자 판단
DJ 초대 내각땐 이기호 장관 유임
권, 보훈·국민 통합 적임자 판단
DJ 초대 내각땐 이기호 장관 유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정부 첫 장관 후보자 인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11개 부처 및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 대규모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 김지훈 기자
이재명정부 첫 내각 인선에 23일 합류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보수 진영 출신이다. 유임된 송 장관은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됐고, 권 후보자는 보수당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쓰겠다는 인사 기조를 드러내며 통합 메시지를 담았다는 평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송 장관과 권 장관 후보자를 언급하며 “진보와 보수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농업·농촌 정책 방향을 연구해오다 2023년 12월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12·3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회의인 줄 알았다면 안 갔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정부 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송 장관의 유임 결정은 농식품부 내에서도 예상치 못했다는 분위기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유임 발표와 관련해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태”라며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별도 소감문에서 “그간 쟁점이 됐던 정책이나 법안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춰 적극 재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15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경북 안동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경북 지역의 유일한 민주당 당선자였다. 그는 16·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국회 사무총장도 지냈다. 지난 4월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 캠프에 합류해 민주당 중앙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았다. TK 지역의 선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강 실장은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 장관과 권 후보자 인선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사를 하겠다는 이 대통령 의지가 담겼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에 동조할 경우 누구든 중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직사회에 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초대 내각을 구성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이기호 노동부 장관을 유임시킨 사례가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계엄이나 내란에 적극 동참한 적 없고, 이재명정부의 가치와 지향에 동의해 열심히 활동할 분이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쓰겠다는 인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