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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수사의 핵심 인물, 건진법사. 그는 단지 무속인일까요, 정치 브로커일까요, 아니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멘토일까요? 오늘 ‘뉴스페어링’ 팟캐스트에선 6개월 넘게 건진법사를 집중 취재한 중앙일보 사회부 손성배·이찬규 기자를 초대해 건진법사의 실체를 파헤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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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달 1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방송 풀버전은 다음 링크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5554

" 제가 고위직들하고 많이 알잖아요. 신통력이나 예지력이 없으면 왜 저를 만났겠습니까. "
옅은 눈이 내리던 지난 1월 5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 409호실에선 한 노년 남성이 연신 억울함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의 정체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64·이하 건진)씨.

검찰은 그가 2018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자에게서 공천을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의심했다. 법조계에선 “정·관계 인맥이나 영향력을 따지면 그중 제일은 건진”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건진은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신통력으로 기도비를 받았을 뿐”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 검사님은 이런 세계를 이해 못 해서 그런 겁니다. 모르는 사람은 안 믿고 허황한 얘기라고 하지만, 아는 사람은 믿습니다. "
건진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검사에게 다시 한번 호소했다.

"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절에서 자랐는데, 나쁜 짓을 하면 뭘 얼마나 하겠습니까. "
건진은 정말 그가 말한 대로, 용한 무속인일 뿐일까? 아니면 정·관계를 마음대로 주물러온 ‘비선실세’였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건진이 자신을 영적인 인물로 믿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건진을 집중 취재해온 손성배 기자는 “건진은 휴대전화에 자신의 아내를 ‘천사부인’으로 저장해 뒀다. 아내가 천사라는 게 아니고, 건진 본인이 천사라 ‘천사의 부인’이라는 뜻임을 측근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천사’라고 생각했던 건진. 그는 어떤 삶을 거쳐 자신을 ‘진짜 영적 존재’로 여기게 됐을까. 한 번에 최대 3억원을 받았다는 그의 법당에선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최고 권력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을까. 검찰은 곧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넘길 보고서에 건진을 ‘공천 개입, 수사 무마, 이권 청탁 브로커’로 규정했다. ‘뉴스페어링’은 사회부 손성배·이찬규 기자와 함께, 무속과 권력의 경계에 선 문제적 인물의 탄생 과정을 따라가본다.

▷김홍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것 같아요. 어떤 인물인가요?

▶손성배〉 건진은 1961년 10월 21일생, 충북 제천이 본적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천 근방의 지역에서 태어났다고 알고 있고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절에 들어갔다는 진술을 했다고 합니다.

▷김홍범〉 실제로 절에서 생활한 기록이 있는 건가요?

▶손성배〉 정확히는 “절에서 생활했다”고 (수사기관에) 말한 기록이 있는 것이죠. 그리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고 하고요. 1980년 7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8건의 전과 기록이 있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본인의 직업을 신문사 사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신문의 이름은 ‘일붕불교신문’이라고 하고요. 불교 관련된 신문이지만 조계종 같은 주류 종단에 속한 건 아니고요. “신문사 사장으로 일하면서 급여는 없고, 봉사하는 자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경제생활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시주가 들어오거나 기도비를 받아서 생활하는 ‘스님’이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김홍범〉 외형을 봤을 때 삭발을 하거나 가사(승려가 옷 위에 걸쳐 입는 법의)를 입고 다니진 않잖아요. 그런데 본인은 스스로를 스님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손성배〉 네. 스님이라고 소개를 했다는 겁니다. 법당에서 법사로 생활한 건 20세 때부터라고 해요. 지금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법당을 일광사 포교원이라고 하는데요. 그 법당의 기도굿상이 공개된 적 있어요. 굉장히 화려하더라고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법당 내부의 모습. 독자 제공

▷김홍범〉 건진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했을지도 궁금해요.

▶이찬규〉 저희가 취재한 내용을 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2021년 12월쯤에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3000만원가량이 담긴 가방을 건진 측에 전달하는데요. 이 돈을 건진이 직접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아직 파악 중이지만, 누가 받았는지는 확인이 되고 있어요. 건진의 휴대전화에 ‘천사 부인’이라고 저장되어 있는 인물인데요.

▷김홍범〉 천사 부인이요?

▶이찬규〉 네. 이 천사 부인이 돈이 들어 있는 가방 사진을 찍어서 건진에게 보내줍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부분이 궁금해서 취재를 했어요. 천사 부인이라는 사람이 누구이길래 이런 사진을 보냈을까.

▶손성배〉 여러 가설을 세웠는데요.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씨의 아내일까? 뭐 이런 생각도 해보고요.

▷김홍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직접 전달하고 싶지 않았다면요.

▶손성배〉 또 건진의 입장에선 윤 전 본부장이 굉장히 많은 돈을 주고 같이 일을 하고 있던 사람이기에 천사이고, 그래서 그 부인은 천사 부인인가? 이런 의심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취재하면서 천사 부인이 누군지 알게 됐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김홍범〉 누구였는데요?

▶손성배〉 천사 부인은 건진의 아내였습니다.

▷김홍범〉 애처가라서 천사라고 저장한 걸까요? 그렇다면 아주 놀랍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손성배〉 그가 자신의 아내를 천사 부인이라고 저장한 건, 건진 본인이 스스로 천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측근을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김홍범〉 하늘에서 내려왔다?

▶손성배〉 그렇죠. 본인이 천사고, 그래서 아내는 천사 부인이다. 이겁니다.

(계속)

정·재계 유명 거물들은 왜 건진의 법당을 찾았을까요.
취재 결과 건진 법당에서 제공되는 '3종 세트'가 있다고 합니다.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 선수가 목격한 법당의 실체,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5554
이런 내용을 더 보실 수 있습니다. 건진법사는 영적 존재? 전과 8범의 실체
“못 걷던 대기업 고위직, 걸었다” 법당선 무슨 일이
일반인은 못 간다…법당 찾은 거물은 누구?
기도비 최대 ‘3억원’, 그는 얼마나 벌었을까
건진, ‘권력 꼭대기’까지 닿은 루트 이랬다


〈건진 법사의 이야기〉
5月 5日 15시, 김건희 모녀…영화 '더킹' 그 무당 찾아갔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2717

“尹당선에 전재산 올인”…강남 20층 빌딩으로 옮겼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2993

〈뉴스 페어링 팟캐스트〉 더 많은 기사들을 보시려면?
IQ보다 ‘이 행동’부터 봅니다…카이스트의 찐영재 판별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6826

“여성 외도 어마어마해졌다”…최악 치닫는 중년부부 공통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560

“전남편, 네가 왜 여기서 나와”…결정사 ‘아찔한 매칭’ 무슨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3326

고지혈증약 먹어 근육 녹는다? 전문의 “그런 환자 본 적도 없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851

여사 유세때 분위기 달랐다…홍준표 은퇴 부른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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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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