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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완성도 높고, 러 뒷배까지
"북한, 이란과 같은 상황 아냐"
북한 노동신문은 2024년 9월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연구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정밀타격하면서 북한을 겨냥한 '군사적 결단'이 가능할지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핵개발 저지’라는 이란 공습의 명분을 동일하게 적용한다면 북한도 언제든 타격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란과 북한은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 타격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도상연습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시설 장소로 평안북도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 핵단지를 우선적으로 꼽는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발간한 2025년 연감에서 북한이 약 50기의 핵탄두를 보유했고 추가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도 40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대부분 영변과 강선에서 집중 생산된다.

북한 핵능력의 '심장'으로 꼽히는 영변은 전통적 핵무기 개발방식인 플루토늄 재처리에 더해 고농축우라늄(HEU)도 함께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는 5MWe(메가와트일렉트릭)급 원자로 등 제조 시설이 구축돼 있는데, 한국국방연구원(KIDA)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까지 농축된 플루토늄은 최대 78㎏으로, 20발가량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다. 비교적 근래 드러난 강선에서는 HEU를 집중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美, 북한 작심 타격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그래픽=이지원 기자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한 벙커버스터를 비롯해 상당수 무기는 북한을 겨냥해 개발한 것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미국의 정밀타격 능력 자체는 믿을 만하다고 평가한다. 지난 5월 시행한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 상정 한미일 도상연습(TTX)을 포함해 북핵 위협에 맞서 치밀하게 대비해왔다. 또한 영변과 강선 같은 핵무기 시설은 이미 노출된 상태다. 대공무기 레이더 등을 제거하고, 북한의 방공망과 지휘부를 타격한 뒤 B-2 폭격기 등을 동원하는 시나리오는 현재 전력만으로도 실행 가능하다.

문제는 북한의 맞대응과 타격에 따른 후폭풍이다. 북한도 이란과 마찬가지로 공군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타격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제공권을 장악하기 유리한 조건이지만, 그에 비해 미사일 전력과 방공망은 정평이 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북한 핵시설은 산악 지형을 활용해 이란보다 한층 깊은 곳에 설치돼 있다"며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촘촘한 방공망이 구축돼 있고, 특히 평양의 방공망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에 비해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핵무기 보유한 북한, 이란과 다르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가장 우려되는 건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이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북한으로선 중국과 러시아의 레이더를 통한 정보공유가 가능하고, (영변 핵시설이 있는) 평안북도의 경우 중국 방공망에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가 자신을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6월 북한과 조약을 맺어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을 못 박았다. 이에 러시아가 수호이 전투기를 비롯한 공중전력은 물론 블라디보스토크 주둔 태평양함대의 잠수함과 구축함 등을 투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다양한 투발수단에 더해 발사 가능한 핵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선제타격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이란과 다른 사례”라며 “북한으로선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 사례와 핵을 개발하려다 공격을 받는 이란 사례를 감안해 핵포기가 불가하다는 점을 더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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