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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25분간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시시각)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각)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은 모두의 예상을 깬 깜짝 행보로 평가된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2주의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했기 때문이다. ‘2주’ 언급이 전격 공격을 위한 연막작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주를 기다릴 수 없으며, 여차하면 단독 작전에 나서겠다는 이스라엘의 압박도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22일 아침 8시 미 국방부 브리핑에 따르면 ‘미드나이트 해머’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 동원된 B-2 폭격기 7대는 21일 새벽 미국에서 이륙해 18시간을 비행해 임무를 수행했다. ‘2주’를 언급한 지 만 이틀도 지나지 않아 폭격기가 출동한 셈이다. 태평양 쪽으로도 일부 편대가 출동했으나 이는 ‘기만용’이었다. B-2 스텔스 폭격기, 4·5세대 전투기 다수, 수십대의 공중급유기, 순항미사일 잠수함, ISR 항공기 등 모두 125대가 동원됐다. 오후 5시께 주 공격편대가 이란 영공에 진입하기 직전, 미 해군 잠수함이 이스파한의 주요 지상 기반 시설 목표물에 대해 24발 이상의 토마호크 지대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공격이 시작됐다. 폭격은 저녁 6시40분(이란 시각 새벽 2시10분)부터 25분간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에 머물 때 몇시간 뒤에 있을 공격을 최종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20분 뉴저지주를 떠났다.

출격 하루 전인 20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에게 시간을 주고 있다. 나는 2주가 최대치라고 말하겠다. (2주라는 시간은 이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는지 보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처음 ‘2주’를 언급한 지난 19일 기준 2주 동안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전격 공습에 나서면서 협상 기한 자체가 허울뿐인 유인책이었으며, 이란을 방심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적 위장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행정부 고위 인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외교 협상이 거듭 실패하면서 이란에 시간을 더 줘도 원하는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대독한 성명에서 처음으로 “2주 이내에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때 근거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과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이었다.

실제 이튿날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3개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 만나 핵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회담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3시간 넘게 논의했지만, 아라그치 외교장관은 핵 농축을 포기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이 계속 공격하는 한 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스라엘의 거듭된 지원 요청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 시한으로 ‘2주’를 제시한 지난 19일, 트럼프 행정부와의 고위급 전화 통화에서 2주를 기다릴 수 없으며 그 전에 자신들이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감행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스라엘은 단독 작전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했는데,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내부에서 시설을 폭파하거나, 다수의 탄약을 연속 투하한 뒤 추가 공격을 감행하는 방식 등이 거론됐다.

특히 전쟁 비용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하루에만 수천만달러에서 2억달러가 든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한 소식통이 ‘그들(이스라엘)이 더 오래 기다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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