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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 속 현 신정 체제 유지 뜻
18일 이란 최고지도자실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모습. 하메네이가 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초상화 아래에서 텔레비전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정확한 촬영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 최고지도자실 제공. AP연합뉴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자신이 암살당할 경우에 대비해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 성직자들을 지명하고 지하방공호(벙커)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군 지휘체계 전반에 걸쳐서도 전쟁을 이끌 후임자를 여럿 지명해 두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각) 전했다.

뉴욕타임스가 이란 고위관계자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현재 지하방공호에 머물며 전자 통신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본인이 암살당할 경우 아야톨라 직을 이을 수 있는 고위 성직자 3명을 지정하고, 이 셋 중에서 새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도록 종교최고기구인 ‘전문가회의’에 미리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30년 통치가 직면한 위태로운 순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또 군 지휘관들이 임무 수행 중 사망할 경우에 대비해 군 지휘체계 전반에 걸쳐서도 여러 후임자들을 지정해 두었다. 전자 통신을 쓰지 않기 때문에, 군 지휘관들과의 연락은 오직 신뢰하는 측근 한 명을 통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는 원래 테헤란 중심부에 있는 철통 보안 시설을 갖춘 ‘지도자의 집’에서 지내며 고위급 회의도, 대국민 연설도 그 시설에서 한다. 이례적인 지하방공호 은신은 그만큼 테헤란을 향한 공습이 치열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스라엘은 공격 초기 군 고위 관계자들이 머물던 시설과 거주지를 집중 공격하며 정권 수뇌부 인사들을 제거하는 데 주력했는데, 이에 이란 정보부는 모든 고위 당국자 및 군 지휘관들에게 전자기기 사용 중단과 지하 대피 명령을 내려 둔 상태다.

갈등이 격화하며 이란은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에 대한 준비를 조용히 진행해 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여러 고위관계자들을 빌려 보도했다. 현재까지 아야톨라의 지휘체계는 여전히 작동 중이며, 정치권 내부에서 반발 기류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메네이는 자신이 암살당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곧 순교라고 여기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자신이 사망할 경우 전문가회의에 자신이 지목한 세 명 중에 신속하게 후계자를 결정하도록 지시한 것도, 현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원래대로라면 최고지도자를 임명하는 과정은 수개월에 걸친 내부 조율을 통해 이뤄진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이란 전문가 발리 나스르 교수(국제관계학)는 “체제 유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며 “매우 계산되고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분석했다.

신정 체제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직은 이란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자리다. 군 최고 통수권자이자 사법·입법·행정부 수반이며 최고 종교지도자 역할까지 겸한다. 한편 일각에서 후계자로 거론돼온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번 지명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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