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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593
윤석열은 ‘최악의 대통령’…이재명 대통령 반사이익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무수석 실무-통합 인사 돋보여
김민석 후보자 거취는 인사청문회 직후 여론 따라야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를 마친 뒤 AI 제품·서비스 시연을 참관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우리나라 권력구조는 대통령제입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면 여당이 되고 지면 야당이 됩니다. 국민의 다수는 대선 결과에 승복합니다. 대통령을 찍지 않은 유권자들도 “이왕 당선됐으니 잘해주면 좋겠다”고 기대합니다. 우리 국민은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들입니다.

한국갤럽 6월 둘째 주 정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물었습니다. 70%가 “잘할 것”, 24%는 “잘못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6·3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은 49.42%였습니다. 대선 득표율보다 훨씬 더 많은 국민이 이재명 대통령이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역대 대통령들도 다 그랬습니다. 한국갤럽이 대선 뒤 2주 이내에 같은 조사를 몇 차례 한 적이 있습니다.

대통령/득표율/기대감

김영삼/41.96%/85%

이명박/48.67%/79%

박근혜/51.55%/79%

문재인/41.08%/87%

윤석열/48.56%/60%

수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잘할 것”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갈수록 조금씩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왜 그럴까요? 정치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선거 결과에 정서적으로 승복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증가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 70%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지표조사 6월 둘째 주 정례 여론조사에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었습니다. “잘하고 있다” 53%, “잘못하고 있다” 19%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이 49.42%, 김문수 후보의 대선 득표율이 41.15%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재명 대통령에게 매우 좋은 결과입니다. 김문수 후보를 찍은 유권자 가운데 대략 절반 정도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셋째 주 전국지표조사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는 “잘하고 있다” 48%, “잘못하고 있다” 29%였습니다. 대통령 취임 직후 성적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3년 전 윤석열 대통령보다 훨씬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국지표조사 6월 둘째 주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성적이 좋은 이유가 뭘까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저효과입니다. 기저효과는 “기준 시점의 위치에 따라 경제 지표가 실제 상태보다 위축되거나 부풀려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전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잘못 임명해서 아예 정권까지 넘겨줬지만, 그렇다고 실패한 대통령은 아니었습니다. 퇴임 직전 마지막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 문재인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45%, 부정 51%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과 “공정과 상식” 구호를 앞세워 대통령에는 겨우 당선됐지만, 대선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난 상태였습니다. 전임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비교해도 그리 훌륭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이 이미 알았던 것입니다.

반면에 이재명 대통령의 전임자는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입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과 2025년 4월 4일 파면으로 사실상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공인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임자와 비교되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본만 해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둘째, 실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뛰어난 정치인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뛰어난 행정가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두 차례 성남시장과 한 차례 경기지사를 하며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그 덕분에 두 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보도 그 연장입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16일 불교방송 ‘금태섭의 아침 저널’에 출연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보기에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분은 상당히 현실 감각이 투철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마 현상에 대한 인식은 누구보다도 빨리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는 지난 4일 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을 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비교적 잘 운영을 했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갈 것 같으면 상당한 성과도 낼 수 있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초기 인사는 괜찮은 편입니다. 취임 당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을 직접 발표했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을 임명했습니다.

국민통합 잣대로는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지만, 실무 역량과 당내 통합을 기준으로 보면 합격점입니다. 특히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발탁은 비상계엄 이후 무너진 대외관계를 신속히 복원해야 하는 이재명 대통령으로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위성락 실장의 도움을 받아 국제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조선일보조차 19일 치 신문에 “이 ‘한미일 공조로 지정학 위기 대응’ 이 길로 가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수준의 국정 운영 평가를 계속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민심을 잘 살펴야 합니다.

한국갤럽이 대선 직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계엄 심판 내란 종식’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경제 회복 활성화’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투표한 이유’와 ‘바라는 점’이 다른 이유가 뭘까요? 국민 다수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계엄 심판과 내란 종식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윤석열 대통령이 망가뜨린 국정, 특히 경제를 회복시켜 달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선 직후 국회를 통과한 세 가지 특검법에 따라 조은석 내란 특검, 민중기 김건희 특검, 이명현 채 상병 특검이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6·3 대선 구호로 내걸었던 내란 극복 마무리는 이제 특검에 맡기면 됩니다. 어차피 특검의 수사와 기소에 대통령이 관여할 수도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생 경제와 외교·안보에 몰두하면 됩니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 눈앞에 놓인 도전 과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여부입니다.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했을 때만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김민석 의원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그리 높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집요한 문제 제기와 사퇴 요구, 김민석 후보자의 다소 거친 대응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김민석 후보자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회 임명동의 절차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당 의석이 절대다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민심입니다. 당장 24일과 25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고비입니다. 김민석 후보자가 사실관계를 진솔하게 밝히고 사과할 것은 사과한다면 국민 다수는 김민석 국무총리 임명에 찬성할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민심이 돌아설 수 있습니다. 만약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은데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부담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한국갤럽 6월 둘째 주 여론조사

한국갤럽이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부터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이전과 이후에 적합도 조사를 했습니다. 인사청문회 전에는 모든 국무총리 후보자가 ‘적합’이 ‘부적합’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뒤에 민심이 바뀌어 ‘부적합’이 ‘적합’보다 높아진 경우가 몇 차례 있었습니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이완구 후보자,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한덕수 후보자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완구 후보자는 그런데도 국회 임명동의를 받고 국무총리로 임명됐습니다. 그러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사건에 휘말리며 취임 70일 만에 사퇴했습니다.

한덕수 후보자도 민주당의 협조 덕분에 국무총리에 임명됐지만, 그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실패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추태’까지 보였습니다.

김민석 후보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24일과 25일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여론조사에서 ‘부적합’이 ‘적합’보다 높아지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 다수의 평가도 긍정적입니다. 다행입니다. 지금 이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국민과 나라가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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