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벨평화상 욕심 수차례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뉴저지로 향하기 전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파키스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공식 추천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21일(현지시간) 엑스(X)에서 "최근 인도-파키스탄 분쟁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단호한 외교적 개입과 중추적인 리더십을 인정해 2026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역적 혼란이 고조되던 시기에 파키스탄과 인도 양국과의 강력한 외교적 협력을 통해 탁월한 전략적 선견지명과 정치적 수완을 발휘했다"며 "이를 통해 급속도로 악화되던 상황을 진정시키고, 궁극적으로 휴전을 확보하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던 두 핵 보유국 간 광범위한 갈등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개입은 진정한 평화 조정자로서 그의 역할과 갈등 해결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 18일 파키스탄 군부 실세인 아심 무니르 원수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나왔다. 이날 회담 후 백악관은 "무니르 원수가 2026년 노벨평화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시간 동안 노벨평화상을 열망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첫 재임기부터 자신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했으며, 수시로 자신에게 수상 자격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200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과 비교해 자신의 업적이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1기 집권 시절 체결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사이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거론하며 "내 이름이 오바마였다면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간 분쟁을 자신이 중재했음에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간 평화 조약이 오는 23일 워싱턴DC에서 체결될 예정이라며 "이는 아프리카에 위대한 날이며, 세계에서도 위대한 날이다. 이 일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는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인도-파키스탄, 세르비아-코소보, 이집트-에티오피아 등 자신이 중재한 분쟁 사례를 열거하며 "이런 일로 노벨상을 받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국가 간 분쟁 중재자와 평화유지자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