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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클리프 아펠은 워치스 & 원더스 시계 박람회를 통해 브랜드가 탄생한 도시 파리에 대한 경의와 더불어 사랑과 시간에 대한 서정적인 해석을 보여주었다.
2010년 첫선을 보인 이래 브랜드 대표 시계로 자리 잡은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는 새로운 컬러 팔레트를 입고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자정과 정오, 하루에 단 두 번 연인이 다이얼 위에서 만나 입을 맞추는 이 시계는 특유의 낭만적인 메커니즘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2025년 반클리프 아펠 대표 신작인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사진 반클리프 아펠

신작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는 사랑이라는 테마를 한층 더 확장한 모델이다. 입맞춤이라는 설정은 동일하지만 연인 모티브는 새로 개발한 무브먼트로 더욱 섬세하게 움직이며, 다이얼 속 배경 역시 반짝이는 빛으로 수놓은 카페로 옮겨가 또 다른 정서를 자아낸다. 브랜드 특유의 ‘시간에 대한 서정적 표현(Poetry of Time)’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반클리프 아펠의 워치스&원더스 부스 전경. 사진 반클리프 아펠

이 두 모델은 모두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에 속한다. 이 컬렉션은 정교하고 창의적인 기계식 메커니즘, 예술적 기교, 그리고 귀한 소재의 사용이 특징으로, 2006년 처음 선보인 이래 브랜드의 시계 철학을 집약해왔다.

탁상시계 상단 꽃봉오리가 열리며 보석으로 치장한 큐피드가 등장하는 네상스 드 라무르 오토마통. 사진 반클리프 아펠

‘엑스트라 오디네리 오브제’ 컬렉션에는 만개하는 꽃봉오리 안 큐피드의 날갯짓을 담은 ‘네상스 드 라무르 오토마통’과 행성의 공전 주기에 따라 회전하는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이 새롭게 추가됐다. 단 한 점씩만 제작되는 대형 탁상시계를 통해, 브랜드는 오랜 시간 축적된 시계 제작 노하우를 계승하고 보존하는 데 앞장선다.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파리 교외에 있는 야외 댄스 카페의 낭만적 정취를 연상시키는 밤하늘 아래, 한 쌍의 남녀가 서로 마주 선 채 손을 맞잡고 있다. 매일 정오와 자정이 되면, 멀리 떨어져 있던 연인이 점점 가까워지고, 시침과 분침 역할을 하는 다이얼 상단의 별 모티브도 12시 방향에서 만난다. 그리고 이내 연인은 입맞춤을 시작한다. 곧게 뻗어 있던 팔을 구부리고 허리를 살짝 숙인다. 짧은 입맞춤이 끝나면 두 사람은 다시 멀어진다. 다음 만남까지 12시간을 또 기다려야 한다. 작은 시계 다이얼 위에서 펼쳐지는 이 로맨틱한 서사는 하루 두 번만 허락되지만, 케이스 8시 방향의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 다시 이어질 수 있다.

자정과 정오 두 번 만나 입맞춤 광경을 연출한다. 단, 8시 방향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떨어져 있던 연인 모티브가 가운데에 모이는 온-디맨드 오토마통 메커니즘을 탑재했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이 시계엔 더블 레트로 그레이드 기능과 착용자가 원할 때마다 작동시킬 수 있는 온-디맨드 오토마통 메커니즘을 갖춘 새로운 무브먼트가 담겼다. 이를 위해 4년이라는 연구개발 시간이 필요했다. 워치메이킹 R&D 디렉터 라이너 베르나르는 “연인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였다”는 설명을 더했다.

그리자유 에나멜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완성되는 다이얼. 사진 반클리프 아펠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다이얼 위 소녀 모티브. 사진 반클리프 아펠

시계의 미덕은 이뿐 아니다. 정밀한 메커니즘뿐 아니라, 장인의 손끝에서 빚어진 예술적 디테일도 인상적이다. 특히 16세기에 탄생한 ‘그리자유’ 에나멜 기법이 눈에 띈다. 이는 금속 다이얼 표면에 단색 에나멜을 입힌 뒤, ‘블랑 드 리모주’라 불리는 화이트 에나멜 파우더를 다양한 두께로 도포해 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 밤하늘의 별과 구름, 건물의 실루엣 등이 이 기법을 통해 표현되었다. 케이스는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고,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다리 위에 선 남녀가 각각 시침과 분침이 되어 매일 정오와 자정, 다이얼 중앙에서 만나 입맞춤을 나누는 반클리프 아펠의 대표적인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2010년 처음 선보였으며, 2019년에는 온 디맨드 오토마통 매커니즘을 더한 진화된 버전으로 재출시됐다.

반클리프 아펠을 대표하는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워치. 올해 다이얼 배경을 달리한 사진 버전으로 새로 나왔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올해엔 새벽(aube), 아침(matinée), 저녁(soirée) 그리고 달빛(clair de Lune)이란 부제를 단 4가지 신규 모델이 추가됐다.

핑크 또는 블루 사파이어를 브레이슬릿에 세팅해 하이 주얼러로서의 공력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새벽부터 밤까지 시간의 흐름을 다이얼 위에 보여주었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다리 너머 펼쳐지는 파리의 거리 풍경은 원근감을 살려 표현됐고, 그리자유 에나멜을 시작으로 다양한 색의 에나멜을 덧입혀 마치 수채화처럼 섬세하게 완성됐다. 다이얼 색조에 따라 케이스를 화이트 또는 로즈 골드로 제작되었으며 같은 소재의 브레이슬릿 위에는 핑크 또는 블루 사파이어를 스노 세팅해 반짝임을 극대화했다.

케이스 뒷면 역시 수공 인그레이빙을 포함해 다양한 공예 기법을 적용해 완성됐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
지름 66.5㎝, 높이 50㎝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로 완성된 이 오브제는 오토마통 메커니즘, 기계식 시계 공학, 하이 주얼리 제작 기술을 집약한 작품이다. 총 15개의 라피스 라줄리 디스크 조각으로 구성된 다이얼 위에는 보석으로 장식한 행성들이 마치 막대사탕처럼 세팅되어 있으며, 중앙의 태양을 기준으로 수성·금성·지구·달·화성·목성·토성 등 8개 천체가 실제 자전 및 공전 주기에 맞춰 움직인다. 수성은 88일, 토성은 29.5년에 걸쳐 궤도를 완성하며, 시곗바늘 역할을 하는 별똥별은 디스크 가장자리를 따라 회전한다.

지름 66.5cm의 거대한 탁상 시계로 전 세계에 단 한 점 생산되며, 박람회 기간에 판매됐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현재 시각은 온-디맨드 애니메이션 작동 시 확인할 수 있는데, 별똥별이 시간을 알리는 동안 15개의 벨로 구성된 카리용 차임이 맑고 선명한 멜로디를 재생한다. 다시 말해 이 오브제는 행성의 회전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동시에 시계 역할도 하는 거대한 오르골인 셈이다.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통의 제작 과정. 사진 반클리프 아펠

장식적 완성도 또한 뛰어나다. 각 행성 모티브는 다양한 장식을 얹은 컬러 스톤을 사용하고 천체 이름을 새긴 골드 리본으로 마무리했다. 예로, 지구는 그린 재스퍼와 사파이어, 금성은 로즈 쿼츠와 핑크 사파이어로 장식됐다. 단 태양은 리본 장식 없이 500개의 골드 스템 위에 로즈 골드, 옐로 사파이어, 스페사르타이트 가닛을 세팅해 표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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