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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인도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 당시 장면을 촬영 중이던 10대가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타임즈오브인디아는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장면을 우연히 영상에 담은 17세 소년 아리안 아사리가 정신적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사고가 일어난 아메다바드를 떠나 본래의 고향인 아라발리 지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아사리는 지난 12일 교과서를 구매하기 위해 아메다바드에 방문했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아버지의 거주지에 도착한 직후 건물 옥상에 올랐다가 순간 낮게 비행하는 항공기를 목격했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그는 “비행기가 낮게 비행하는 모습을 처음 봐 신기해서 영상을 찍었다”며 “착륙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추락하더니 눈앞에서 폭발했다. 너무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해당 영상을 친구 몇 명에게 공유했지만 영상은 순식간에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전 세계에 퍼졌다. 이후 수많은 언론이 인터뷰를 요청했고 현지 경찰도 조사 차원에서 아리안에게 진술을 요구하면서 그는 극심한 심리적 불안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아리안이 촬영한 영상은 사고 조사에 중요한 단서로 활용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깊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아리안의 가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너무 무서워서 휴대전화를 쓰지 않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아 결국 고향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비행기를 좋아하던 아리안이 이제는 하늘을 쳐다보는 것조차 꺼리고 비행기도 절대 타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2일 오후 1시 38분경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출발한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는 이륙 30초 만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최소 270명이 사망했고 탑승자 242명 중 생존자는 단 1명뿐으로 인도 출신의 영국 국적자다. 사고기는 국립 B.J 의대 기숙사 건물로 추락하면서 지상에서도 추가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재 인도 당국은 블랙박스의 조종실 음성 기록 및 비행 데이터, 잔해 등을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엔진 성능 저하, 날개 설정 오류, 이륙 직후 착륙 장치 미수납 등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