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하루노프 유엔 주재 이스라엘 국제 대변인이 소셜미디어 엑스에 공유한 이란 국영방송 영상 갈무리.
이란의 국영 방송에서 갑자기 반정부 시위 영상이 송출되고 이란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되는 등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란 국영 방송에서 이란 정권의 반여성 및 인권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 영상이 방송됐다고 이란 신문 함샤리의 전날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은 정상 방송을 재개한 뒤 시청자들에게 “시오니스트 적의 사이버 공격으로 위성 송신이 방해를 받고 있다”고 시청자에게 알렸다. 유엔 주재 이스라엘 국제 대변인인 조너선 하루노프는 이 영상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공유했다.
조너선 하루노프 엑스 갈무리
방송된 영상을 보면 여성들이 긴 머리를 자르는 장면 등이 나온다.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테헤란에서 2022년 9월13일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이란 종교경찰에 끌려갔다가 사흘 뒤인 9월16일 의문사한 사건 뒤, 이란 전역에서 일어났던 반정부 시위를 촬영한 영상으로 추정된다.
이란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한하고 나섰다. 국제 모니터링 단체인 넷블록스(NetBlocks)는 “거의 완전한 전국적 인터넷 마비” 상태라고 짚었다. 이란 통신부는 이스라엘이 국가 통신망을 군사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접속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도 친이스라엘 성향의 해킹조직으로부터 해킹 피해를 입어 최소 9천만달러(약 1236억원)어치 피해를 입었다고 정보기술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18일 보도했다.
이란 가상자산 거래소 ‘노비텍스’는 자사 인프라와 고객의 가상자산 일부를 보관하던 온라인 지갑 ‘핫월릿’에 무단으로 접근한 해커들이 자금을 빼갔다며 이를 조사 중이고,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은 당분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비텍스의 고객 수는 1천만명이 넘는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친이스라엘 해킹 단체 ‘프레더토리 스패로’가 공격 배후를 자처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란 정권에 테러 자금을 지원하고 국제 제재를 노비텍스가 회피하고 있어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전날 이란의 세파은행도 해킹해 전국 현금입출금기(ATM) 인출 불가 사태도 일으켰다고 주장한다.
18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상공에 이스라엘 공습의 영향으로 뿌연 연기가 가득하다. 테헤란/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