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입원 소환 회피용 의심 커져
윤 전 대통령도 경찰 소환 거듭 불응
윤 전 대통령도 경찰 소환 거듭 불응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가 심한 우울증을 이유로 입원한 뒤 “옛날부터 아내의 우울증이 심각했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 회피’라는 의심이 커지자 오해라는 입장을 강조한 모습이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본인 역시 경찰 소환에 거듭 불응하면서 ‘시간 끌기’ 논란은 커지고 있다. 특검 정국을 앞두고 검경의 강제수사를 최대한 피하려는 전략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에게 “아내가 진짜 많이 아프다”고 토로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특검 수사를 피하려고 입원했다는 시각에 대해 “하는 수 없지 않으냐”면서 체념한 듯한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김 여사는 지난주 서울아산병원에서 우울증 등 지병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 16일 오후 입원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한 인사는 “현직 대통령 부부 시절에는 김 여사가 우울증을 이유로 입원하기는 어려웠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검찰의 김 여사 소환 통보 시점이 입원일과 겹친다는 점이다. 김 여사가 강제수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급히 입원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김 여사 측은 실제 소환통보를 받은 날은 입원일 다음 날인 17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은 또 특검 소환에는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경찰 특별수사단의 3차 출석 요구일인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나오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출석 요구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도 김 여사와 마찬가지로 ‘차라리 특검 가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이 같은 대응을 두고 현재 진행 중인 검경의 수사 속도를 늦추는 ‘시간 벌기’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경에서 특검으로 수사가 넘어가는 전환기를 노렸다는 것이다. 체포·구속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려는 포석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건희 여사 의혹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19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민 특검은 이날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면담했다. 최현규 기자
당장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입원 변수를 놓고 강제수사 여부 등을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임시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제수사 착수 여부에 대해 “1차 파견을 받은 분들과 수사 방향을 정해 어떻게 할지 찾아 나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