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조5000억원 추경안 의결
이 대통령 “경기침체 재정역할 필요”
올해 경제성장률 0.1%p 견인 전망
이 대통령 “경기침체 재정역할 필요”
올해 경제성장률 0.1%p 견인 전망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해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113만명의 채무 16조원을 탕감해준다. 소비 진작을 위해 국민 1인당 15만~50만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도 지급한다. 대표적인 ‘이재명표’ 정책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도 확대 발행한다.
정부는 1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새롭게 지출하는 예산은 20조2000억원 규모이고, 나머지 10조3000억원은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세입경정예산이다. 역대 네 번째로 큰 추경 규모다.
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3일 이후 심리적 위축이 심해지면서 서민의 고통이 매우 크다”며 추경 편성 이유를 밝혔다. 이어 “건전재정이나 재정균형의 원칙도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은 경기 침체가 너무 심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민생 대책은 취약계층 채무 조정이다. 1조4000억원을 투입해 143만명의 부채를 줄여주는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를 가동하기로 했다. 먼저 ‘배드뱅크’를 설립해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 채권을 매입, 심사를 거쳐 1회에 한해 소각해주기로 했다. 탕감 규모는 모두 16조원이며 수혜자는 113만명으로 추계된다. 위기 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도 확대한다. 90% 원금 감면 대상을 ‘취약계층’에서 ‘저소득층’까지 확대해 10만명을 더 지원한다. 빌린 정책자금을 성실하게 갚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 19만명에 대해선 분할 상환과 이자·우대금리를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또 10조3000억원을 투입해 전 국민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1인당 15만원, 25만원, 40만원, 50만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대다수 국민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1인당 25만원을 지급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추가 발행과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비용 환급, 숙박·영화관람 할인쿠폰 발행 등을 위한 예산에도 1조원을 할애했다. 이 밖에 물가안정과 취약계층 지원, 지방재정 보강에 2조원, 고용안전망 강화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0.1% 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추경 예산을 위해 19조8000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어서 재정지표는 나빠지게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0%까지 상승해 50%에 근접할 전망이다. 추경안은 오는 23일 국회에 제출돼 이르면 내달 초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