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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내란 특검, 김 전 장관 추가 기소
2017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조은석 서울고검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옆자리에는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한겨레 자료사진

내란 사건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가 18일 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기소하면서 초고속 속도전 수사에 나섰다. 김 전 장관이 조건부 보석도 거부하면서 ‘구속 기간 만료’ 석방이 예상되고, 이후 적극적인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내란 2인자’에 대한 강제수사로 수사의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조 특검이 김 전 장관에게 적용한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증거인멸 교사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예비 비화폰을 받아낸 뒤 노 전 사령관에게 이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을 수행하던 경호처 직원 양아무개씨에게 자신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부수고 국방부 장관 공관의 문서를 모두 파쇄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등의 수사를 통해 드러난 내용으로, 내란 모의 정황과 비상계엄을 전후한 시기의 행적을 입증할 물증이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 특검은 김 전 장관의 적극적인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 임명된 지 6일 만에 수사를 개시하고 김 전 장관을 서둘러 추가 기소한 것으로 보인다. 내란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김 전 장관의 구속 기간 만료 10일 전인 지난 16일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으며 허가 없이 출국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담긴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보증금 1억원 △위반 시 보석 취소와 보증금 몰취 및 과태료 부과 등의 조건부 보석을 결정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다양한 보석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보석제도의 본래 취지를 왜곡하고, 사실상 구속상태를 연장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증거인멸을 하면 안 된다’는 보석 조건까지 거부하면서 실제 풀려난 뒤의 증거인멸 우려를 키운 셈이다. ‘내란 2인자’인 그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유롭게 접촉하며 말을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법원과 검찰이 김 전 장관 석방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확인된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특검이 김 전 장관을 추가 기소했다. 조 특검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 9명을 파견받아 김 전 장관 기소를 준비했고, 18일에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특별수사단으로부터 김 전 장관 수사기록을 제출받기도 했다. 김 전 장관 쪽은 ‘특검의 준비기간 중 추가 기소는 불법’이라고 반발하지만 조 특검이 수사를 개시한 뒤 추가 기소했다고 밝히고 있어, 김 전 장관 쪽의 이의제기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제 김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지귀연 재판부’의 몫으로 넘어갔다. 조 특검은 김 전 장관 추가 기소 뒤 법원에 보석 결정 취소와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재판부가 보석을 결정해놓고 김 전 장관 구속 상태를 유지하는 건 모순이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김 전 장관이 지금이라도 보석 조건을 이행하면 일단 석방이 되는 상황”이라며 “석방 뒤 재구속을 할 것인지, 재판부가 보석을 취소하고 특검의 구속 요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장관과 비슷한 시기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군사령관 등에 대해서도 이런 방식의 추가 기소와 구속영장 발부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추가 기소를 위해서는 현재 재판받고 있는 사건과 다른 범죄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데, 이미 명확하게 혐의가 특정된 김 전 장관과 군사령관들의 상황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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