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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군 관계자들이 GBU-57을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나선다면, 그 시작은 벙커버스터를 이용한 포르도 지하 핵 시설 폭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벙커버스터는 지표면 아래 깊숙이 파고들어 간 뒤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이다. 보잉사가 제작한 GBU-57은 현재 공개된 벙커버스터 중 최신식으로, 엄청난 파괴력으로 지하 60m 아래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다.

현재 미군은 약 20기의 GBU-57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기당 가격은 약 400만달러(약 55억원)로 추정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약 6.2m 길이에 13t이 넘는 무게 때문에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통해서만 운반할 수 있다. 현재 미 공군은 한 대당 약 20억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B-2 폭격기 20대를 운용 중이다. B-2는 한 대당 최대 2기의 GBU-57을 탑재할 수 있다.

문제는 60m 아래까지 관통할 수 있는 GBU-57이 최대 80m 밑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 시설을 파괴하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포르도 핵 시설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적 있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심지어 “가장 민감한 시설 중 일부는 지하 800m 깊이에 묻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포르도 핵 시설을 파괴하려면 GBU-57을 최소 두 기 이상 동일한 지점에 정확히 투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GBU-57은 정밀 유도 폭탄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동일 표적을 반복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 군사 역사가인 로버트 페이프는 “미 공군이 그런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런 일이 실전에서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FT에 말했다. 2011년부터 배치돼 주기적으로 기능을 개량해 온 GBU-57은 아직 실전에 투입된 적이 없다.

게다가 아직 이란의 방공망이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GBU-57을 탑재한 B-2 폭격기가 포르도 핵 시설까지 이동하는 것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미군이 B-2 폭격기 이동 경로 내에 있는 이란의 레이더 시설을 모두 파괴해 안전을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포르도 핵 시설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상황에서 이란 역시 이에 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GBU-57 두 기 이상을 투하하기 위해선 B-2 폭격기가 목표 상공에 일정 시간 머물러야 하고 이 과정에서 이란에 격추될 가능성도 커진다. 페이프는 “B-2는 완벽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것이 아니어서, 대공 미사일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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