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교전 중인 이란의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한 정부 항공기 3대가 18일(현지 시각)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협상을 위해 오만에 도착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더 워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만에 착륙한 항공기는 에어버스 A340 1대와 A321 2대로, 각각 JJ25, JJ26, JJ28 편명으로 운항됐다. 이 가운데 A340 기체는 이란 등록번호 EP-IGA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과거 유엔 총회 참석 당시 이용한 바 있어 대통령 전용기로 추정된다.

항공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는 이들 항공기의 출발지는 표시되지 않았으며, 탑승자 및 운항 목적 역시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들은 이들 항공기에 미국과의 비공식 핵 협상에 참여할 이란 협상단이 탑승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더 워존은 이들 3대 외에도 이란에서 출발한 또 다른 항공기 한 대가 무스카트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란 항공기들의 오만행은 핵 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예정돼 있던 제6차 미·이란 핵협상은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격화로 지난 15일 무산된 바 있다.

겉으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이란 측도 외교적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항복 요구에 “이란 국민은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으나, 동시에 외교적 접촉이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그들은 문서에 서명했어야 한다”며 “지금쯤 서명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교 채널에 대해서는 “닫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란 측이 원할 경우 미국 방문을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더 워존은 “이번 항공편들이 협상과 무관하다면 이란 내 고위 인사나 가족들이 분쟁을 피해 탈출하는 수단일 수 있다”고 전했다.

조선비즈

백윤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