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 증거를 검찰이 확보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차순길)는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대량 확보한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를 운용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40%가량의 수익을 배분하기로 했다고 언급하는 내용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관리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까지 담겼다. 블랙펄인베스트먼트는 도이치모터스에 대한 2차 작전(2010년 10월 21일~2012년 12월 7일)을 주도한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곳이다.

검찰이 확보한 녹음파일은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이뤄진 2009~2011년 통화다. 주가조작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난 1차 작전(2009년 12월 23일~2010년 10월 20일)은 물론 2차 작전 시기가 포함된 만큼 검찰은 이 녹음파일이 김 여사의 혐의를 입증할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단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될 경우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먼트에 40%가량의 수익 배분을 약속한 배경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자신의 계좌 운용을 맡긴 대가로 수익금 중 상당 비율을 ‘성과금’ 차원에서 지급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자산관리사 등에 주식 계좌 운용을 맡길 경우 합의에 따라 투자 수익 중 일부를 관리사에게 지급하는 약정을 맺는 경우가 흔하지만, 그 비율을 40%까지 약속하는 건 이례적인 만큼 김 여사와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사이에 모종의 거래나 대가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4년간 못 잡은 주가조작 정황, 재수사 한 달 만에 확보
김건희 여사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서초구 사무실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 여사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DS증권 등 증권 계좌 6개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 이모씨 등에게 위탁하거나 권 전 회장 요청에 따라 매매해 시세 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등 3개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은 확인됐지만,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했거나 주가조작 일당과 사전에 연락한 뒤 시세조종을 위해 주식을 거래한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수사팀은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김 여사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그들의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 매매 주문을 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워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서울고검이 재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여 만에 확보한 핵심 정황증거를 기존 1·2차 수사팀이 놓치고 있었단 점에서 ‘부실 수사’ 의혹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2020년 4월 고발장이 접수돼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4년 넘게 수사가 이뤄졌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수사에 대해선 헌법재판소도 의문을 표한 바 있다. 헌재는 지난 3월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소추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검찰은) 김건희씨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의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에도 이 지검장 등은 증거 수집을 위해 적절히 수사했거나 수사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재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가 수익 분배를 직접 언급하는 등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 새롭게 확보된 만큼 조만간 수사 준비를 끝내고 공식 출범할 민중기 특별검사팀 역시 관련 내용 수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출범을 앞두고 김 여사를 향한 검찰의 소환 통보도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16일 김 여사에게 3차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

김 여사 측은 검찰이 출석 요구서를 보낸 지 불과 몇 시간 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김 여사는 기존의 내·외과 질환이 악화한 데다 극심한 우울증이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민중기 특검팀이 관련 의혹을 수사할 예정인 만큼, 지금 단계에서 검찰 조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935 콜마그룹에 무슨 일이? 창업주, 장남에 주식 반환 소송···경영권 분쟁 랭크뉴스 2025.06.18
48934 "특유의 친화력과 유머 뽐냈다"... G7 정상들과 격의 없던 李 대통령 랭크뉴스 2025.06.18
48933 봉투 2개 잘못 주곤 ‘유권자 자작극’ 단정한 선관위…비판 불가피 랭크뉴스 2025.06.18
48932 인천 강화도 가축분뇨시설서 가스중독으로 1명 사망·3명 부상 랭크뉴스 2025.06.18
48931 "100만분의 1 미만 확률"…제5의 혈액형 'p형' 발견됐다는데 랭크뉴스 2025.06.18
48930 윤석열 장모 최은순, '양평 농지 불법 임대 혐의'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5.06.18
48929 “머스크의 xAI, 아이들 생명 위협하면서 몇 푼 준다고?”…소송 직면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18
48928 [단독] 돌아온 ‘미다스 손’ 구본호 회장… 조성아 대표의 CSA 코스믹 인수 랭크뉴스 2025.06.18
48927 '살인 에어백' 벌써 19명 숨졌다…"운행 중단" 이 차량에 佛 발칵 랭크뉴스 2025.06.18
48926 경찰, 농지법 위반 혐의 윤석열 장모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5.06.18
48925 부산 노인복지회관서 80대 노인이 흉기 휘둘러…3명 부상 랭크뉴스 2025.06.18
48924 이스라엘, 트럼프 “항복 요구” 하루 만에 집중 폭격···이란 극초음속 미사일로 대응 랭크뉴스 2025.06.18
48923 [단독] 윤석열·김건희, 국정원에 검사 김상민 ‘자리’ 만들어줬나 랭크뉴스 2025.06.18
48922 美서 ‘환각성 대마 음료’ 유행…州 정부는 칼 빼들어 랭크뉴스 2025.06.18
48921 대통령 경고에도 대북전단 강행…경기도 “24시간 접경지 순찰 무기한 지속” 랭크뉴스 2025.06.18
48920 민중기 특검, 서울고검·중앙지검 찾아…"검사 파견 협조요청" 랭크뉴스 2025.06.18
48919 미국 ‘이란 직접 타격’ 임박했나…중동에 미군 전투기 추가 배치 랭크뉴스 2025.06.18
48918 이시바 "나와 이 대통령 리더십으로 한일 관계 발전시킬 것" 랭크뉴스 2025.06.18
48917 이스라엘, 트럼프 ‘무조건 항복’ 발언 직후 테헤란 대규모 공습 감행 랭크뉴스 2025.06.18
48916 훈련병 얼차려 사망 지휘관 2심서 형량 가중…징역 5년 6월 랭크뉴스 202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