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6일(현지시각)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국제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계획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중동 상황을 고려해 긴급 귀국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대통령실은 “가장 빠른 계기를 찾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한 호텔에 마련된 대통령실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귀국하게 돼 내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원래 다자 계기(정상회의)에 이런 일이 있기도 한데,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미국 쪽으로부터 이런 상황 언저리에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내일(17일)로 정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소셜미디어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상황을 고려해 오늘 저녁 각국 정상들과의 만찬 뒤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미국 쪽이 대통령실에도 관련 내용을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이런 내용을 이 대통령에게도 곧바로 알리면서 “가장 근접한 차기 날짜를 계기로 하겠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 없이 “그렇게 하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정상회담은 빠르면 다음주(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재추진될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나토에서 두 정상이 다시 만남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이) 나토를 가시게 되면 그렇게 될 공산이 있겠다”고 답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빈 시간대에 또다른 정상과의 회담을 추진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저녁 열린 앨버타 주수상 주최 리셉션과 환영 만찬에서는 정상급 인사들 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귀국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호주 등 일부 국가도 미국과 정상회담을 추진한 까닭이다. 또 자연스럽게 미국발 관세 협상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주로 많이 나온 주제 중 하나가 관세 협상에 대해서 서로 어떻게 대처하는가 의견 교환이 있었다. 또 한국에서의 민주주의 회복력 문제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호주·남아공 정상 사이에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