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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Z세대의 결혼 조건으로 ‘사랑’보다 ‘돈’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독립, 결혼, 출산 등 인생의 주요 단계에서 부모의 재정적 지원, 이른바 ‘부모 은행’에 의존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뉴스위크, 뉴욕포스트 등은 “과거에는 결혼이 사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오늘날 Z세대는 상대의 은행 잔고를 먼저 살핀다”고 보도했다. 결혼을 마치 기업 간 인수합병처럼 여기며 양가 자산을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세대 변화 전문가 엘리자 필비 박사는 뉴스위크에 “젊은 연인들이 단순한 호감만으로 배우자를 고르지 않는다”며 “집안의 자산이 곧 매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결혼을 두 집안의 재산이 합쳐지는 과정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경제력’이 ‘사랑’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어 “현대의 재정 구조가 크게 변화하면서,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인생의 방향은 개인의 학력이나 능력보다, 부모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매년 수조 달러 규모의 재산이 상속, 증여 등의 형태로 부모에게서 자녀에게 넘어가고 있다. 2018년 영국 금융서비스 업체 리갈앤제너럴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모 은행’은 미국 내에서 7번째로 큰 규모의 주택담보대출 기관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필비 박사는 “이제 부모는 자녀가 30세가 될 때까지도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시대”라며 “많은 미국 부모들이 성인 자녀를 부양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미국 중산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학위를 취득하고 직장을 얻어도 주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Z세대는 점점 더 실용적인 연애와 결혼관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감정보다 재정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Z세대의 연애 방식도 바꾸고 있다. 온라인 매체 데이팅뉴스닷컴의 앰버 브룩스 편집장은 뉴욕포스트에 “요즘 젊은 세대는 만남을 시작할 때부터 상대방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는 것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제는 감성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일반화됐다”고 전했다.

브룩스는 “이젠 커피숍에서 우연히 시작되는 동화 같은 사랑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좋아하는 색을 알기도 전에 상대가 401k(미국의 개인 퇴직연금) 계좌를 갖고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필비 박사는 “한때 우리가 믿어온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능력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사회는 근면과 교육, 능력이 아니라, 세대 간의 자산 격차와 상속 여부에 따라 계층화하는 구조로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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