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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 전민규 기자
검찰이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댓글 부대를 운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네트워크 본부 단체방에서 “추·윤 갈등을 부각하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공격하자”는 취지의 댓글을 독려하는 메시지도 확보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 박건욱)는 12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대선 이후 두 번째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조직본부에 속한 네트워크본부에 대해 추궁했다고 한다. 네트워크본부는 전씨가 상임고문직을 맡으며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전씨가 친윤계 의원들에게 선거운동 방향을 지시하거나, 캠프 관계자들에게 캠프 운영 관련 보고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달 1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뉴스1
검찰은 네트워크 본부 산하 뉴미디어팀이 대선 정국에서 댓글·여론전을 펼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2022년 1월 네트워크 본부 단체 대화방 등에서 “포털사이트 댓글 부대를 모집한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오간 것을 파악하면서다. 전씨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댓글로 추윤(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대통령) 갈등을 재부상시키고, 추 전 장관을 공격하자” “윤 후보에게 유리한 건 좋아요, 불리한 건 반박 댓글을 달자”는 취지의 메시지 등을 포착했다고 한다. 댓글로 달 예시 문장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는 악의적인 이미지를, 윤 전 대통령에게는 호의적인 이미지를 제작·배포한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2022년 1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마련된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수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검찰은 전씨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확정 전엔 서울 양재동 불법 캠프에서, 네트워크본부가 해체된 이후엔 밝은미래위원회에서 같은 취지의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댓글 조작 등 의혹을 부인했다고 한다. 전씨 외에 네트워크본부 관계자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네트워크본부가 김 여사 리스크에 대응한 정황도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2021년 12월 김 여사가 한 언론에 과거 초빙교수 지원서에 수상 및 경력을 허위 작성했다고 인정하자, 네트워크본부에서 ‘배우자팀’ 구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실제 선대위는 “배우자팀 신설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 26일 김건희 여사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찰은 전씨가 네트워크본부, 양재동 캠프 등을 운영한 공적을 바탕으로 김 여사에게 대통령실 등 인사 청탁을 시도한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2022년 3월~5월 전씨가 김 여사 명의 휴대전화로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이 제 사람을 쓰지 말라고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다수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해당 문자를 보낸 배경에 “내가 대선을 도왔기 때문에 인사에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불만이지, 청탁은 아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대선 과정에서 본인 역할을 일부 인정한 진술로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게 비슷한 시기 보낸 인사 불만 문자에는 “(윤 의원이) 대선 때 당연히 역할을 한 사람들을 추천해서 (인사를) 해줘야 하는데 안 해줬다. 이들이 거꾸로 불이익당했다”며 “개인적 친분이 있어서 항의한 것”(지난 1월 검찰 조사)이라고 해명했었다.

다만 해당 김 여사 명의 휴대전화는 정모 전 대통령실 제2부속실 행정관이 코바나컨텐츠 재직 시절부터 업무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전씨는 “연락을 받지 않아 김 여사와 관련된 전화를 모두 차단했다”고 주장했지만, 신빙성이 낮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2023년 1월 김 여사 측이 해당 휴대전화 번호로 전씨에게 2차례 전화를 걸었기 때문이다.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에게 건넨 청탁용 선물 의혹 그래픽 이미지. 자료 김건희 여사 압수수색 영장 및 중앙일보 취재


샤넬백 2개→가방 3개와 신발 1켤레로 교환…“신발 치수 확인”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통일교 측 청탁용 선물 행방도 재차 추궁했다. 전씨가 통일교 측으로 받은 김 여사 청탁용 샤넬 가방 2개를 다른 가방 3개와 신발 1켤레로 교환한 정황을 최근 파악했다고 한다. 교환한 신발 사이즈가 김 여사의 치수와 비슷할 경우, 교환 지시 배후에 김 여사가 있었다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씨는 “잃어버렸다”는 입장이다.

전씨의 지시에 따라 유모 전 대통령실 제2부속실 행정관이 2022년 4월과 7월 서울 압구정의 샤넬 매장에서 제품을 교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전 행정관은 지난달 “김 여사와 무관한 전씨의 심부름”이라고 진술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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