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테헤란의 샤란 석유 저장소에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무력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아랍 중재국들을 통해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다면 핵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이스라엘에 다급히 보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양측의 이익을 위해 폭력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란이 이스라엘과 휴전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중동 걸프지역 국가들에 요청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아랍 국가 관료는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 물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란은 미국이 공격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현재 이란 영공에 전투기를 자유롭게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제공권을 장악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더 파괴할 때까지 공격을 중단할 이유는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이란 측은 전투가 소모전 양상으로 빠지면 이스라엘도 감당할 여력이 없어 결국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아랍 국가 외교관들의 평가”라고 WSJ은 소개했다.
다만 이 같은 이란 측 판단의 전제는 이스라엘이 후속 공격을 미국 도움 없이 전개한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격을 첨단 무기 등으로 지원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기에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 조건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지원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재개에 대한 전망이 서지 않을 경우 핵 프로그램을 가속하고 확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아랍 당국자들에게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공방에 대해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고 말하겠다”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