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내란 특검, 민중기 김건희 특검, 이명현 채 상병 특검(사진 왼쪽부터). 연합뉴스
‘내란·김건희·채 상병’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특검)들이 특검보 선정을 비롯한 수사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란 특검은 오는 17일부터 파견검사를 받아 사실상 수사에 착수한다.
특별검사보(특검보) 임명 요청을 가장 먼저 마친 것은 김건희 특검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은 16일 “15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 특검보 8인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에 따르면, 각 특검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특검보 후보자 8명을 추천하고, 이 대통령은 이 가운데 내란 특검은 6명, 김건희·채 상병 특검은 각각 4명의 특검보를 임명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임명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5일(채 상병 특검은 3일) 이내에 특검보 임명을 마쳐야 한다.
김건희 특검보 후보자 중엔 부장판사 출신인 문홍주 변호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민 특검은 자신이 판사 출신인 것을 고려해 수사 능력이 검증된 검찰 출신 김형근·박상진·오정희 변호사도 특검보 후보자에 포함했다. 민 특검은 이번 주 중으로 행정 지원 인력 파견 요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할 조은석 특검은 이날 대검찰청에 고검검사급(차장·부장) 검사 9명 파견을 우선 요청했다. 조 특검은 “수사능력과 업무에 임하는 자세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이 파견을 요청한 검사 명단에는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수사 실무책임자인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과 최순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최재순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등 기존 수사팀 검사들이 포함됐다. 장준호 춘천지검 차장, 김정국 수원지검 형사4부장, 국원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장, 박향철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장, 박지훈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장준호 차장, 박지훈 부장 등은 이르면 오는 17일부터 특검 업무를 볼 예정이다. 곧바로 내란 수사 채비를 갖추는 셈이다.
과거 특검 사례를 보면, 특검이 함께 일해본 차·부장검사를 먼저 파견검사로 받은 다음, 파견된 차·부장검사가 근무 인연이 있는 검사들을 추천해 파견받는 형식으로 특검 수사팀을 꾸리는 게 보통이다. 내란 특검은 파견검사 규모가 역대 최다인 60명에 달한다. 조 특검은 지난 14일 대한변호사협회에 특검보를 오는 17일까지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과 수사외압 의혹을 다룰 이명현 특검은 군 의문사 등을 조사·수사한 경험이 있는 법조인 위주로 특검보 명단을 최종적으로 추리고 있다. 이 특검은 채 상병 사망 수사외압 사건을 수사해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 인력과 군검찰, 검찰 등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파견을 받아 수사팀을 꾸릴 방침이다.
각 특검은 사무실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란 특검은 사무실로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검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직후부터 검찰이 유지하고 있는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차려진 곳이다. 조 특검은 내란 특검이 군사기밀 등을 다뤄야 해 보안이 중요하고, 최대 267명에 달하는 수사팀 인원을 수용할 민간건물을 찾으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등 이유로 서울고검에 사무실 제공을 요청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이 직무수행에 필요한 사무실 등 제공을 국가·공공기관에 요청할 경우 해당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
다른 특검들도 보안성과 접근성을 함께 고려한 사무실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입주할 사무실 후보지를 서울 강남권 1곳과 강북권 1곳으로 좁히고 최종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채 상병 특검도 수사 편의를 위해 서초동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무실을 꾸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