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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억원 들여 2020년 조성…송도 센트럴파크 맞먹는 면적
항만공사 “무상 이관하겠다”…인천경제청 “고쳐서 넘겨야”
용도변경·관리비 놓고 갈등…시민들, 공원 출입 막혀 분통
지난 1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항 크루즈터미널과 인접해 있는 ‘골든하버 공원’의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주변에 5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조성한 ‘골든하버 공원’이 완공된 지 5년이 다 되도록 이용객 없이 방치되고 있다. 공원의 용도변경 문제와 관리비 부담 문제 등을 놓고 인천항만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이견을 보이면서 개방이 미뤄진 결과다.

지난 14일 찾아간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근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터미널 옆 바닷가 쪽을 보면 산책로가 꾸며진 골든하버 공원이 길게 펼쳐져 있다.

이 공원은 송도 주민들이 항만시설과 주거지와의 경계를 요청해 인천항만공사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42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근린공원 13만9728㎡, 도로 12만6986㎡, 녹지 3만8321㎡ 등 전체 공원면적은 30만5035㎡ 규모(약 9만2000여평)에 달한다. 면적 기준 송도에서 가장 큰 ‘센트럴파크 공원’과 비슷하다.

공원의 해안 산책로 길이만 2.5㎞에 달한다. 10만명 이상이 모일 수 있을 정도로 넓어 2019년엔 송도크루즈불꽃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고층아파트가 병풍처럼 두른 송도의 모습과 시시각각 변하는 야간 조명을 설치한 인천대교, 인천 앞바다를 바로 볼 수 있어 인천의 대표적인 ‘핫플’이 될 것으로 시민들은 기대했다.

막상 현실은 ‘폐허’나 다름없다. 공원 관리가 전혀 안 돼 곳곳에 잡풀만 무성한 모습이었다. 인천대교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공원 내 ‘바다전망대’는 출입구에 자물쇠를 채워 출입을 막아놓았다. 공원 휴게 의자들은 낡다 못해 칠이 다 벗겨졌다. 붉은색 자전거 도로도 파손됐다. 화장실도 문이 잠겨 이용할 수가 없다.

이 공원은 평소에는 개방되지 않는다. 인근 크루즈터미널에 크루즈선이 입항할 때만 크루즈 이용객을 위해 일시적으로 개방된다. 원래 시민들을 위해 조성된 공원인데도 시민들은 이용할 수 없다.

인천항만공사와 인천경제청이 공원의 용도 문제와 관리비 부담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겪으면서 공원은 5년째 방치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경제청에 도시계획시설(항만) 해제와 무상 이관을 요구하고 있다. 항만·물류를 운영하는 공사에서 공공시설인 공원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하니 인천경제청에 무상으로 이관해 시민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상으로 준다는데도 인천경제청은 이관을 거부 중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시설이 낡았으니 기본 설계부터 다시 해 센터럴파크처럼 리모델링한 뒤 받겠다는 의도다. 이관 후 5년간 공원 운영비와 운영 인력도 공사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이 요구하는 센트럴파크 수준의 리모델링 비용은 300억원 이상이 들어 불가능하다”며 “공원 유지·보수 비용으로도 10억원 이상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항만시설을 조성할 때 인접한 송도 주민들이 공원 조성을 요구해 만들어진 시설”이라며 “이 상태로 이관받으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니 낡은 시설은 개선하는 등 공원답게 꾸며야 이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원 개방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송도 주민 A씨는 “시민을 위한 친수공간을 만들겠다고 해놓고는 두 기관 간 갈등 문제로 개방하지 못하는 것은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빨리 해결책을 마련해 시민에게 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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