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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1상서 美佛 개발 졸레어보다 효과 잘 나와
스위스 듀피젠트도 넘어서…차세대 신약 기대감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왼쪽), 스위스 노바티스·로슈가 개발한 '졸레어'./각 사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가 10년 넘게 글로벌 시장을 독식해온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보다 효과가 좋다고 입증되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임상시험에서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폐암 신약 ‘렉라자’에 이어 알레르기 신약이 유한양행의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영국에서 열린 유럽 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EAACI)에서 레시게르셉트의 임상 1b상 파트2 결과 대표적인 알레르기 치료제인 졸레어로 조절되지 않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레시게르셉트는 유한양행이 2020년 국내 바이오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해 개발 중인 신약으로, 면역글로불린 E(IgE)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IgE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항체로, 세포 표면의 항원(FcεRIα)과 결합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레시게르셉트는 IgE 항체와 항원을 동시에 제거하는 이중 작용제다. 스위스 노바티스와 로슈가 개발한 졸레어는 IgE 항체만 차단한다. 같은 계열이지만 레시게르셉트의 작용 범위가 더 넓은 셈이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졸레어로 조절되지 않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 9명에게 레시게르셉트를 피하주사(SC)로 추가 투여했다. 그 결과, 혈액 속에 남아 있는 IgE를 억제하는 효과와 안전성 모두에서 졸레어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알레르기·천식 면역학회(AAAAI)에서 발표한 임상 1b상 파트1 결과에서도 레시게르셉트가 졸레어보다 3배 높은 유효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인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제2형 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피부 질환으로, 항히스타민제가 표준치료법이다. 그러나 항히스타민제만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많아, 대체 약물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유한양행은 레시게르셉트가 기존 치료제인 졸레어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졸레어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까지 포함하면 레시게르셉트의 시장 범위는 상당히 넓다”고 밝혔다.

그래픽=손민균

졸레어는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천식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았다. 이후 2014년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아, 10년 넘게 전 세계 시장을 독식했다. 2020년 알레르기성 비염, 지난해 식품에 의한 알레르기 치료에 대해서도 승인을 받으면서 총 4개 질환 치료에 쓰이고 있다. 지난해 졸레어의 매출은 6조원가량이며, 이 중 절반을 미국 시장이 차지한다.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에서 유한양행의 잠재적 경쟁자는 또 있다.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듀피젠트(두필루맙)도 지난 4월 졸레어 이후 10년 만에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원래 2017년 습진 치료제로 첫 FDA 승인을 받았으며, 중등증-중증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두드러기 등 현재 7가지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로 쓰인다. 지난해 약 20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다.

유한양행도 레시게르셉트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외에 아토피 피부염을 주력 치료 질환으로 개발할 계획인 만큼, 듀피젠트와도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아직 직접 비교하는 임상시험은 하지 않았지만 간접 비교에서 레시게르셉트가 듀피젠트보다 우월성을 보였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점에서 유한양행은 듀피젠트보다 졸레어를 더 강력한 경쟁 약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알레르기 치료제 시장은 두드러기, 아토피, 천식 등 질환별로 세분화돼 있으나, 전체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50조원에서 2033년 9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연구개발) 총괄 사장은 “이번 시험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H1 항히스타민제 불응성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뿐 아니라 졸레어로도 조절되지 않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에서도 증상 개선을 실제로 보여주었다는 것”이라며 “반복 투여 시의 안전성, 약동학, 약력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임상 1b상 최종 결과를 분석 중에 있으며, 다음 개발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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