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테헤란 도심 정오에 공격…이란도 낮시간 미사일 발사
이스라엘에 공습받은 테헤란 남부 정유시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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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교전 사흘째인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대낮 공습'을 주고받으며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13일 새벽 이스라엘이 선제공습을 시작한 뒤 양측은 심야나 이른 오전과 같은 취약 시간대에 상대방을 공격했으나 사흘째로 접어든 이날부터는 낮에 과감히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테헤란 시간 기준 이날 정오께 테헤란 도심 발리에아스르 광장 주변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오후 3시30분께에도 테헤란 북부에서 연쇄적으로 폭발 소리가 났다. 목격자들은 "미사일과 같은 발사체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테헤란 경찰청이 공습받았으며 정보부 관련 건물도 표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인명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테헤란 도심 공습 약 1시간 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아슈켈론, 하이파를 겨냥해 새로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이스라엘 도시엔 공습경보가 울렸으며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해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낮에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에 공습당한 이스라엘 바트얌의 건물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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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부터 양측간 공습이 계속되면서 인명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 구호 당국은 사흘에 걸친 공습으로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380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이란의 13일 밤 공습에선 3명이 사망했으나 14∼15일 밤사이 공습에서 최소 10명이 숨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폭격당한 바트얌의 건물 현장을 찾아 "민간인을 사전 계획해 살해한 이란은 아주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은 13일 이스라엘의 첫 공습에서만 78명이 사망하고 320명이 다쳤으며 14일까지 총사망자는 128명으로, 부상자는 약 900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일간 에테마드는 이들 사망자 중 40명이 여성이며 숨진 어린이도 상당수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공습 범위를 핵시설과 군부에서 에너지 인프라까지 확대했다.
14일 저녁 이란 남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14광구의 천연가스 정제공장이 이스라엘 드론 공격을 받아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수도 테헤란 부근의 샤흐런 정유단지 석유 저장소 2곳도 이스라엘에 공습받아 불이 났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석유화학회사 바잔의 하이파 정유공장 송유관과 송전선이 14일 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손상됐다. 이 공격으로 인명피해는 없었고 일부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 부문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날 밤 국영방송을 통해 낸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전투기용 연료 생산 시설과 에너지 공급망을 드론과 미사일로 대규모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부터 공습경보가 울리면 지하철역, 모스크, 학교로 대피하라고 국영방송을 통해 공지했다. 이란 정부가 그간 시민들에게 공습 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알리지 않았던 만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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