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온라인상 가짜 뉴스 현혹되면 안 돼"
헤즈볼라·시아파 민병대 별다른 행보 없어
헤즈볼라·시아파 민병대 별다른 행보 없어
15일 이스라엘 바트얌의 건물들이 이란의 공격으로 무너져 있다. 바트얌=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심리전에 따른 민심 악화를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친(親)이란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진영) 세력은 별다른 조치 없이 잠잠한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전면 공습 이후 이란 시민들의 휴대폰으로 외국 번호가 뜬 전화가 무작위로 왔다. 전화를 받으면 "전시 순간에 대비하기 위해 구급약품과 비상식량을 빨리 비축해야 한다"는 녹음 파일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흐마드 레자 라단 이란 경찰청장은 "관련 뉴스는 국영방송에만 귀기울여 달라"며 "온라인과 적대 매체상의 가짜 뉴스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이란 당국은 국내외 여론전에 힘쓰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른 사상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면서 이스라엘의 불법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이란 유엔특사는 13일 최소 7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이튿날 이란 국영 매체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6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후티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공격" 주장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3일 테헤란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이런 가운데 그간 '이란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저항의 축 세력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현재까지 어떤 개입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수장인 나임 카셈은 이란 군 고위 장교들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지만, 보복 동참 의사는 드러내지 않았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도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 당시 자국 영공을 침해했다는 의혹만 제기했을 뿐, 별다른 행보에 나서고 있지 않다.
이번 공격 이전부터도 저항의 축이 사실상 와해됐다는 관측은 올해 들어 꾸준히 제기됐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자국의 군사력에 타격을 입은 대리세력들이 사기가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여기에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지난해 말 갑자기 붕괴하면서 헤즈볼라는 무기 보급로마저 끊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이 헤즈볼라를 이을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티는 이날 자신들이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 중부 자파 지역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대리 세력이 공개적으로 대(對)이스라엘 공습을 지원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