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여자는 수학에 약하다’는 사회문화적 고정관념이 실제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쳐, 남녀 간 수학 성취도 격차가 불과 초등학교 입학 4개월 만에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 시테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자국 초등학교 1·2학년 아동 265만3082명을 대상으로 한 국가 학업 평가 프로그램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 초기에는 남녀 학생 간 수학 성적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입학 후 4개월이 지나면서 남학생의 평균 성적이 여학생보다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격차는 프랑스 전역에서 일관되게 관찰됐으며, 사회경제적 지위나 시험 유형, 공립·사립 여부 등 외부 요인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 2학년 초 기준으로 남학생의 수학 성취도가 여학생보다 약 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시점의 성별 격차 효과 크기(effect size)는 0.20으로 분석됐는데, 4개월 만에 시작된 격차가 8개월 뒤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핵심은 수학 성취도에서의 생물학적 성별의 차이보다 사회문화적 요인, 즉 고정관념과 환경적 영향에 더 큰 원인이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영유아기의 남아와 여아는 수와 공간 개념에 대한 이해 수준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 격차가 본격화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부모나 교사의 성별 편견, 여아에게 더 흔히 나타나는 '수학 불안' 등이 수학 성취 격차를 유발하는 핵심 요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케임브리지대학교 심리학자 질리안 라우어는 “이 논문은 아동의 수학 성취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가 타고난 것도, 피할 수 없는 것도 아님을 보여준다”며 “생물학적 요소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비교적 영향을 많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팀은 데이터 수집 시점이 입학 직후와 4개월 후와 1년 후로 제한돼, 시간 흐름에 따른 격차의 변화와 구체적 원인 메커니즘을 충분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교육 정책 입안자들에게 남녀 간 수학 성취도 격차 해소를 위한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286 대구 ‘신변보호 여성’ 살해 피의자 나흘 만에 세종서 체포 랭크뉴스 2025.06.15
52285 ‘윤 정부 노조 탄압’ 딛고 무죄 받은 화물연대…“3년 전부터 우린 계엄이었다” 랭크뉴스 2025.06.15
52284 '받는 사람'만 늘어나는 국민연금…월 지급액 첫 4조원 넘어 랭크뉴스 2025.06.15
52283 [르포] 트럼프 생일날... LA 메운 분노의 함성 "미국에 왕은 없다, ICE는 나가라" 랭크뉴스 2025.06.15
52282 [르포] 3개월 만에 거래량 반토막 났다…서부권 지식산업센터 현장 가보니 ‘텅텅’ 랭크뉴스 2025.06.15
52281 배관타고 들어가 살해…대구 스토킹 살인 피의자 나흘만에 검거 랭크뉴스 2025.06.15
52280 "시신을 물에 녹여 하수구로?"…'친환경 장례' 도입에 갑론을박 벌어진 '이 나라' 랭크뉴스 2025.06.15
52279 '돌돌이 하는 한동훈'…"싫지만 매력적" 2030 파고든 '라방 정치' 랭크뉴스 2025.06.15
52278 "미국에 왕은 없다"…트럼프 생일, 美전역서 '反트럼프 시위' 랭크뉴스 2025.06.15
52277 "왜 이렇게 더워" 무심코 에어컨 켰다가 큰일…에어컨·선풍기 화재 막으려면 랭크뉴스 2025.06.15
52276 이스라엘 대규모 공습에… 미·이란 6차 핵협상 회담 결국 취소 랭크뉴스 2025.06.15
52275 “왕은 없다” 트럼프 생일날 맞춰 미국 전역서 ‘반트럼프 시위’ 랭크뉴스 2025.06.15
52274 [액시세대 활력 보고서]'늦깎이 한석봉' 손글씨 매료된 손영미씨 랭크뉴스 2025.06.15
52273 로또, 경기도서 또 무더기 당첨···당첨금만 무려 랭크뉴스 2025.06.15
52272 한 달 국민연금 지급액 ‘4조’ 첫 돌파… 받는 사람 계속 는다 랭크뉴스 2025.06.15
52271 장남 결혼에 울컥한 李대통령…철통 경호 속 與 다수 참석 랭크뉴스 2025.06.15
52270 책 사러 왔다 필라테스·골프도…서울 상륙한 日 서점의 실험 [비크닉] 랭크뉴스 2025.06.15
52269 "우려가 점점 현실로"...국민연금 월 지급액 보니 '헉' 랭크뉴스 2025.06.15
52268 서울우유, A2우유 특허무효심판 승소…“2013년 이미 공개된 기술” [허란의 판례 읽기] 랭크뉴스 2025.06.15
52267 [세종풍향계] ‘출세 코스’는 옛말?… 국정기획위 차출 눈치 보는 공무원들 랭크뉴스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