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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통의 이스라엘 지지론 vs 트럼프식 '신고립주의' 지지론
중동분쟁으로 확전되고 이스라엘이 개입확대 요구하면 트럼프 딜레마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연설 행사에 참석한 모습. 202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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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핵시설과 군부 요인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둘러싸고 미국 '트럼프 진영'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란이 핵무기 보유의 문턱에 서 있는 상황에서 중동과 국제 정세에 더 큰 위협 요인이 생기기 전에 이스라엘이 과감하게 행동한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가 하면, 미국이 중동 분쟁에 더 깊이 연루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고립주의 지지자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자는 중동의 맹방인 이스라엘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공화당의 전통적 주류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면, 후자는 공화당의 '신흥 주류'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내 측근 그룹 일원인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은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 전면 지지 목소리를 냈다.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그레이엄 의원은 이란의 대미 핵협상 참여를 촉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하면서도 "이란이 그 제안을 거절할 경우 나는 이스라엘이 일을 끝낼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하게 믿는다"고 썼다.

그는 또 "외교가 실패할 경우, 이스라엘을 전면 지원하는 것은 미국이 신뢰할 만한 동맹이자 압제에 맞서는 강력한 힘으로서 복귀했음을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폭스뉴스 앵커 출신의 친트럼프 보수 언론인 터커 칼슨은 미국이 또 한 번 중동 분쟁에 깊이 연루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같은 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진짜 분열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사람과 이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람 사이의 분열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폭력을 권장하는' 사람들과, 폭력을 예방하길 원하는 사람 사이의 분열, 즉 전쟁광과 평화 중재자 사이의 분열"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칼슨은 "누가 전쟁광인가"라며 "거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에서 공습 및 다른 직접적 수단으로 미국이 군사 개입을 하길 요구하는 사람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커 칼슨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이스라엘의 대이란 기습 공격이 시작된 뒤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입장은 이 같은 트럼프 진영 내 두 개의 목소리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첫날 공격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으며, 중동 지역의 미군 보호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행동과 거리를 두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그다음 날인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고, 이스라엘의 공격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루비오 장관 성명에 대해 질문받자 "물론 우리는 이스라엘을 분명히 지원한다"고 답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시작되자 이스라엘의 대공 방어를 지원하는 등 일정한 개입을 시작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공방이 더욱 격화 또는 장기화하고, 그에 따라 이스라엘이 미국의 더 직접적이고 강력한 군사 지원을 요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우선 어떤 상황에서든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이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중동의 맹방' 이스라엘을 방기하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관계는 때로 온탕과 냉탕을 오갔지만 집권 1기 때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결정을 한 것을 포함해 이스라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지원 및 지지 기조는 그간 일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란 갈등 격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가지 핵심 대외 정책 기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그의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즉, 중동 분쟁 연루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해외 군사개입 자제 기조와 우크라이나 전쟁 및 가자 전쟁 등을 조기에 종식한 뒤 최대의 전략 경쟁 상대인 중국 견제에 '다걸기'한다는 기조에 배치되는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루빈 선임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동 상황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경기장 라인 바깥에서 소리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을 무력 충돌에서 벗어나게 하고 중재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로서는 기본적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며 버티고 있을 뿐"이라며 "이 큰 이슈는 대이스라엘 원조와 군수품 지원에 대한 의회내 토론 중에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100일 연설 들으려는 지지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머콤 카운티에서 취임 100일 연설을 했다.
연설을 듣기 위해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라는 문구가 새겨진 전광판 아래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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