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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하핵시설 파괴하는 벙커버스터 폭탄 지원 주목
트럼프,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과 핵협상 촉진 주장
이스라엘 안보보좌관 “이스라엘 공격으론 이란 핵시설 파괴못해”
13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란의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 파편이 떨어져 폭발하고 있는 모습. 텔아비브/AP 연합뉴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자국의 핵시설을 공격한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가했고,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위를 도우며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타격을 옹호했다. 미국이 가세한 대이란 공격이 어른거린다.

이란은 13일 밤부터 14일 새벽(현지시각) 이스라엘에 2차례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해, 이스라엘에서 1명이 숨지고 2명의 중상자 등 60여명이 다쳤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이란 핵 시설과 수도 테헤란을 공습해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이 숨지게 했던 데 대한 보복 공격이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의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미사일에 맞아 파손돼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이스라엘 텔레비전에서 방송됐다.

13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빌딩 1채가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파괴되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외부 세력에 의한 본토 공격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이란은 이스라엘 민간인 밀집 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해 레드 라인을 넘었다”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정권이 저지른 사악한 행동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또 자국을 공격한 이스라엘 전투기 2대를 격추해, 여성 조종사를 생포했다고 이란 언론들이 보도했으나, 이스라엘은 이 보도를 부인했다.

중동 지역의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미국 관리들은 확인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미국은 연관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의 일방적 공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스라엘 방위에 다시 도움을 줌으로써 이스라엘의 후속 공격에도 도움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 언론들과의 전화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적극 옹호했다. 트럼프는 액시오스와 회견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이란 핵 협상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 반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지금 그들(이란)은 진지하게 협상할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60일 안에 합의를 하도록 만들 수 없었는데, 지금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로이터와의 전화회견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지역 전쟁” 우려는 하지 않는다고, 중동 확전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매우 파괴적이었다”며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여전히 보유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오는 15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인 미-이란 6차 핵협상이 열릴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이란이 미국과 합의를 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시(NBC)와의 회견에서도 “그들은 합의를 할 기회를 놓쳤다”면서도 “지금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는 시엔엔(CNN)과 회견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성명과 관련해 “물론 우리는 이스라엘을 분명히 지원한다”고 확인했다.

이제 공은 다시 이스라엘과 미국으로 넘어왔다. 특히, 미국이 지하에 있는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지원할지 주목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수일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첫 공격에서 나탄즈 핵시설은 공격했으나, 포르도우 핵시설은 공격받지 않았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은 확인했다. 포르도우에서는 핵시설이 나탄즈보다도 더 깊은 지하에 있고, 핵무기 개발에서는 더 진전되고 중요한 작업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타냐후는 이란의 중요한 농축 시설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핵시설이 피해를 입기는 했으나, 불능화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진단한다.

이스라엘의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인 차지 하네그비는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자체만으로는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파괴할 수 없을 것이나 이를 제거하려는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장기간 협정을 위한 조건들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번 공격을 통해서 트럼프 행정부를 다시 자신 쪽으로 묶어두려는 의도를 달성한 셈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이란과의 핵협상을 우선시하며, 네타냐후 정부의 이란 공격을 반대해왔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옹호하던 마이클 왈츠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경질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공언해오던 이란 폭격은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핵시설을 충분히 파괴할 수 없다고 지적해왔다. 그런데도 네타냐후가 미국의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공격한 것은 미국의 개입을 끌어내려는 의도다.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서 미국이 이란 미사일 공격에 참가한 것에서 보듯이,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미국이 자국 내 여론 때문에 자신들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확전으로 나가면, 미국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폭탄 등까지도 지원할 수 있다. 결국, 미국의 손으로 이란 핵시설을 제거하려는 전략이다.

네타냐후는 이란의 핵프로그램이 핵폭탄을 제조하는데 몇 개월 밖에 안남았다고 주장하나, 미국 쪽은 이란 핵폭탄 제조와 관련해서는 협상할 시간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기존 평가를 바꾸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네타냐후가 이번에 이란을 공격한 배경에는 자신의 정치적 위기도 있다.

그가 가자전쟁 휴전을 거부하고 확전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에 우호적이었던 유럽 국가들도 대이스라엘 제재 조처를 내놓고, 프랑스는 주요7개국(G7) 국가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독립 인정에 나서고 있다. 극우 유대주의 정당들도 가자 전쟁 확전을 통해 가자를 완전히 점령하지 않으면 연정을 붕괴시키겠다고 경고한다. 네타냐후는 또 부패혐의로 재판에 계류 중이어서, 연정이 붕괴돼 실각하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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