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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시장 점유율 1위는 농심… 오뚜기 23%·삼양식품 11%
오뚜기 주가도 소폭 하락… 제품군 다변화로 타격 덜 받아
내수·해외 매출 비중에 따른 李 발언 관련 투자 심리 엇갈린 결과
라면값 인하 요인 발생 등 실적 부진 우려도 선반영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라면값 2000원’ 표현으로 생필품 고물가 문제를 지적한 가운데 국내 대표 라면 기업 농심의 주가가 4일 연속 떨어졌습니다. 농심 다음으로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오뚜기 주가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반면 삼양식품의 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입니다.

식품·라면업계에서는 이 대통령 발언의 여파가 클 거라는 투자 심리가 농심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합니다. 농심과 오뚜기는 삼양식품보다 내수 매출이 큰 편입니다. 때문에 국내 라면값 인하 요인이 발생한 만큼, 가격 인하로 인한 실적 부진 우려가 선반영된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래픽=정서희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39만1500원으로 전장 대비 1.5% 하락했습니다. 오뚜기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39만4000원에 머물렀습니다. 전장 대비 0.88% 떨어졌습니다. 이와 반대로 삼양식품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119만7000원입니다. 전장 대비 0.42% 오른 수치입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제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라면값 2000원’ 발언을 한 직후 보이는 상반된 양상입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최근에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는데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 게 진짜냐. 세상에 이유 없는 일은 없으니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농심의 신라면. /뉴스1

실제로 소매 가격이 높은 편의점 기준으로 살펴보면 농심의 푸팟퐁구리큰사발면·둥지냉면, 오뚜기의 열치즈라면 대컵·진짬뽕 대컵, 삼양식품의 탱글 등은 2000원 이상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주로 프리미엄 라면이라고 불리는 제품들입니다.

오히려 라면 시장의 90%에 달하는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라면은 1000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편의점 기준 농심의 신라면과 오뚜기의 진라면은 1000원에 팔리고 있고, 삼양라면은 910원, 불닭볶음면은 125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서민 음식의 대표 격인 라면을 비유로 든 것 같다”며 “이미 한차례 라면 가격도 인상한 상태라 더 파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일부 제품에 한한 경우라고는 하지만, 이 대통령 발언의 파장은 농심과 오뚜기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농심과 오뚜기는 우하향을 이루는 주가 추이를 그리는 반면, 삼양식품의 주가 추이는 우상향을 그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전날 종가는 9일 종가 대비 5% 증가한 수치입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뉴스1

식품·라면업계에서는 내수 경기 민감도가 다르다는 점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56%를 차지하는 대표 라면 기업입니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893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9% 감소한 561억원입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38.8%일 정도로 내수 매출 비중이 높습니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23%인 오뚜기는 라면 이외에도 제품군이 다양해 농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소폭 하락한 상황입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1%인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5290억원입니다. 영업이익도 67% 오른 1340억원입니다. 특히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4240억원에 달합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80%까지 올라와 내수 비중은 20%에 불과합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의 라면값 2000원 발언이 서민 대표 음식인 라면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내수 비중이 큰 농심과 오뚜기 투자 심리에서 라면값 인하로 인한 실적 부진 우려가 선반영된 결과”라며 “이재명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국내 1·2위 라면 기업이 중심에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 번 올라간 가격을 다시 내리는 건 어렵지만,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가격 인하 압박을 시도한 것”이라며 “농심·오뚜기에 비해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커 국내 가격 인하로 인한 실적 부진 우려에 자유롭다는 투자 심리가 계속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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