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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에 위험 회피 심리 급등
뉴욕증시 일제 하락···다우 1.79%↓
유가 7% 급등···2022년 이후 최대폭
美, 고용둔화 우려에 유가發 물가 우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에 촉발된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뉴욕 증시가 1%대 하락했다. 국제 원유가격은 7% 이상 급등했으며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물가 안정의 바탕이 되고 있는 유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이 경우 미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둔화와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staggltion·저성장 속 고물가)에 빠질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13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69.83포인트(-1.79%) 떨어진 4만2197.7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8.29포인트(-1.13%) 하락한 5976.9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55.66포인트(-1.33%) 미끄러진 1만9406.83에 장을 마감했다.

이스라엘은 현지시간으로 전날 새벽 이란 내 표적 100여 곳을 선제 타격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200여기를 동원해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과 군 고위직 은신처와 주거지, 탄도미사일 생산기지 등에 폭탄을 퍼부었고, 군 수뇌부에게까지 표적 공습을 감행했다.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줄여가던 뉴욕증시는 이날 오후 2시께 이란이 수백기의 미사일을 이스라엘로 발사해 보복이 본격화하자 증시는 다시 한번 고꾸라졌다. 이란은 이날 100발 미만의 미사일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으나 대부분 요격되거나, 이스라엘 영토에 미치지 못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발표했다. 다만 일부는 텔아비브를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무력 충돌이 본격화하면서 월가의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 는 20을 넘어섰다. 20은 통상 시장의 평온과 불안 사이 경계선으로 인식된다.

항공사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원유 가격 급등과 더불어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운송 수요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중동 갈등이 인도의 대형 비행기 추락사고 직후에 나왔다는 점도 항공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눌렀다. 유나이티드항공 홀딩스는 이날 주자가 4.43% 하락했으며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은 각각 4.86%, 3.76%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 역시 정세 불안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엔비디아가 2.09% 하락한 것을 비롯해 AMD(-1.97%), 마이크로소프트(-0.82%), 아마존(-0.53%) 등이 하락했다. 반면 방산업체들은 상승했다. 록히드마틴은 3.66%, 노스롭그루먼은 3.94% 상승했다. RTX코퍼레이션은 3.34% 올랐다.

안전 자산 선호 심리에 금 값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금 선물은 전날 보다 1.5% 상승한 온스당 3431.20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92.92까지 떨어져 3년 최저치를 기록했던 달러 지수는 이날 반등해 98.2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 120달러 넘을 수도…세계 경제 기로


빨간 동그라미 지역이 호르무즈 해협. 세계 원유의 25%, LNG의 20%가 이 곳을 통과한다. 구글맵캡처


월가는 분쟁 발발과 동시에 유가를 우려하고 있다. 일단 이날 유가는 수 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4.94달러(7.26%) 상승한 배럴당 72.9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4개월 만의 최고치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4.87달러(7.02%) 오른 74.23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충격이 있었던 지난 4월 2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간 상승 폭 기준으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나벨리어 & 어소시에이츠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루이 나벨리어는 “원유 가격이 장기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곧 회복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통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의 관건은 두 가지다. 사태가 장기화할 지, 그리고 호르무스 해협의 통행이 지장을 받을 지 여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5%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다. 과거 이란은 이 지역에서 민간 선박을 타깃으로 삼거나 해협 봉쇄를 위협한 바 있다. ING의 워런 패터슨은 호르무스 해협의 교란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플랜트모란금융자문의 짐 베어드 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유가로 현재의 불확실성 속에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경제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아직 기본 시나리오는 유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것”이라며 “다만 갈등이 확대될 경우 유가가 계속 오르고 이미 둔화하고 있는 세계 경제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시장 둔화 와중에 터진 유가 불안…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이번 중동 갈등은 미국의 경제와 금리 향방도 예측하기 어려운 경로로 바꿔놓고 있다. WSJ는 “이날 시장의 움직임 중 주목할만 한 예외는 전형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매도세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6.6bp(1bp=0.01%포인트) 오른 4.914%에, 10년물 금리가 5.3bp 오른 4.421%에 거래되는 등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 즉 매도세를 의미한다. 이날 비트코인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인해 약 1.8% 하락한 10만5430달러에 거래됐는데, 국채도 주식이나 비트코인과같은 위험 자산 처럼 거래된 것이다.

WSJ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로) 달러가 상승하는 데 국채 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투자자들이 이제 원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신호”라며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면서 시장은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이제 확신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상호관세 나타났던 셀아메리카(미국 주식·국채·달러 동시매도) 현상 이후 국채가 안전자산으로써의 매력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미국의 국채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을 찾고 있다면, 국채 시장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중동 갈등이 장기화 해 원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미국 경제에 드리우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아직 미국의 실업률은 안정적이지만 신규 채용도 활발하지 않으면서 최근 미국의 2주 이상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의도치 못한 실직 이후 새로운 직장을 찾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노동시장의 약세 조짐이다. 마켓워치는 “경제가 흔들리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거의 없다”며 “금융 자산이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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