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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에도 갑자기 툭! 탈장 주의


근력운동 마니아인 자영업자 전모씨(50)는 운동 중 사타구니(서혜부)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은 경험이 있다. 어깨에 중량이 높은 바벨(역기)을 짊어지고 앉았다 일어나는 스쾃 동작을 하던 그는 불편감을 느끼자 즉시 운동을 멈추고 해당 부위를 살펴봤다. 평소와 달리 서혜부가 살짝 부풀어오른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거 탈장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병원에 갔다”며 “의사한테서 탈장이 맞다는 진단과 함께 중년 남자들이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하다 탈장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탈장은 신체 내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복강 앞쪽 복벽의 약해진 틈을 통해 벗어난 증상을 말한다. 가장 흔한 서혜부 탈장을 비롯해 허벅지에 생기는 대퇴 탈장, 배꼽 주변에 생기는 제대 탈장, 배 윗부분의 상복부 탈장 등이 있다. 수술을 받은 곳으로 장이 튀어나와 탈장이 생기기도 한다.

탈장의 원인은 발생 시기가 어린 시절인지 성인기 이후인지에 따라 다소 다르다. 10대 미만 소아에게 나타나는 탈장은 대부분 서혜부나 배꼽에 발생한다. 소아기의 서혜부 탈장은 남아의 뱃속에 있던 고환이 음낭으로 이동하는 길인 초상돌기가 선천적으로 제대로 막히지 않아 이곳을 통해 장기가 삐져나오면서 발생한다. 배꼽 탈장은 출생 후 탯줄(제대)을 잘라낸 곳이 아물면서 오므라드는 과정이 불완전할 때 나타나기 쉽다.

중년기 접어들면 복벽 근육 힘 약화

무리하게 힘주거나 심한 기침 할 때

서혜부·복부에 증상 나타나기 쉬워


탈출 장기, 제자리 돌아가지 않거나

혈액순환 안 돼 괴사될 가능성 주의

수술로 고정…성공률 100% 가까워


반면 성인은 복벽을 구성하고 있는 근육이나 근막이 약해지고 복압이 높아질 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중년기로 접어들면 복벽을 지탱하는 근육의 힘이 약해지고 탄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이런 상태에서 대변을 볼 때 무리하게 힘을 주거나 심한 기침을 하는 등의 상황이 되면 복압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복부 수술력, 복부비만, 과도한 운동, 임신, 복수, 만성폐쇄성폐질환, 전립선 비대 등이 있을 때도 복막의 압력이 올라가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장은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나왔던 장기가 쉽게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튀어나온 장기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지면서 겉으로 덩어리를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진다. 불편감과 함께 통증도 서서히 시작된다. 서혜부 탈장이 발생한 경우 사타구니가 부풀어 오르고 부드럽고 둥근 표면을 가진 덩어리를 확인할 수 있다. 기침을 하는 등 복벽에 압력이 생기는 경우나 장시간 서 있는 경우 덩어리가 더 튀어나올 수 있다. 진단을 위한 검사에서도 서 있는 상태에서 기침을 하거나 변을 볼 때처럼 배에 힘을 주도록 해 돌출된 덩어리가 있는지 촉진한 뒤 초음파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복벽의 약해진 근막·근육 부위로 내장이 밀려 나옴| 탈장의 발생 기전 자료 : 국가건강정보포털


탈장이 있어도 장기가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고 통증이 크지 않아 환자들은 치료를 미루기 쉽다. 하지만 방치하다간 자칫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탈장이 심해지면 탈출한 장기가 구멍에 끼여 복강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감돈’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해당 부위에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장기가 괴사하는 ‘교액 괴사’ 위험도 높아진다. 최 교수는 “교액 괴사는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장천공, 장폐색, 패혈증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탈장을 가지고 있다면 감돈이나 교액 괴사가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수술을 통해 응급상황 발생 전에 교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탈장이 발생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장이 빠져나오는 입구가 넓어지면서 탈장이 심해진다. 이 때문에 시간을 보낼수록 수술을 해야만 완치할 수 있는 확률도 커진다. 튀어나온 장을 제자리로 복원시켜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고정하는 수술은 1시간 이내로 진행되며 성공률은 100%에 가깝다. 다만 수술 후 마취와 관련된 합병증이나 출혈·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환자 상태에 따라 복벽이 너무 약한 경우 수술 후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전에는 탈장 수술 대부분을 개복수술로 했지만 최근에는 복강경·로봇 수술이 크게 늘었다. 구멍을 내기 위해 절개하는 범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통증과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빨라 일상생활 복귀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로봇수술은 3차원 시야를 활용해 보다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므로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시켜 감염이나 합병증의 부담을 줄이기도 한다. 70세 이상 노년층은 수술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고 이후 합병증 우려도 있어 탈장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노년 환자에게도 복강경·로봇 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가 속속 나와 현재는 활발하게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나 이전 수술 부위에 유착이 생겨 복강경 수술이 어려운 경우, 전신 마취가 어려운 경우 개복수술을 해야 한다.

탈장 환자는 수술 전부터 수술 이후 1개월까지는 복부에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탈장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 역시 복압을 높이는 요인을 피하는 방법과 일맥상통한다. 비만은 탈장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 복벽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복근을 강화하는 다양한 운동을 통해 복벽을 지지하는 힘을 키우면 도움이 된다. 변비 또한 배변 시 복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니 평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무리하게 들거나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윤송 세란병원 복부센터장은 “수술 후에는 되도록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아야 하며, 변비나 심한 기침에 대한 철저한 치료가 탈장 재발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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