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 비서실장, 오광수 전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수석.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인 13일 ‘차명 부동산’ 등 복수의 재산 논란 끝에 자진 사퇴했다. 오 전 수석은 대통령실에 “국정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고 한다. 자질 문제에 이어 도덕성까지 도마에 올랐던 오 전 수석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주요 공직자 첫 낙마 사례로 기록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하면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오 전 수석은 대통령실 인선 과정에서 유일하게 임명 전부터 잡음이 불거진 인사다. 첫 허들은 ‘검찰 특수통’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그가 임명되기 전부터 여당과 시민사회에서는 “검찰개혁이 중요한 시기에 검찰 특수부 출신의 민정수석을 임명할 경우 개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자칫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검찰’의 전례처럼, 집권 중반 이후 이 대통령이 검찰로부터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오 전 수석 임명을 강행한 덴 ‘잘 드는 칼’을 써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검찰개혁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사”라는 게 임명 당시 대통령실의 설명이었다.

이렇게 한 차례 ‘정면 돌파’를 시도한 대통령실과 오 전 수석은 ‘차명 재산’과 ‘차명 대출’이라는 수상쩍은 재산 관리가 드러나자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오 전 수석은 과거 검사 시절 아내의 부동산을 대학 동창 명의로 차명 관리한 사실이 지난 9일 드러났다. 검찰 퇴직 뒤에야 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돌려받으려고 송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돼, 재산 공개를 피해 일부 재산을 은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을 책임져야 할 민정수석인 만큼 도덕성의 문제를 넘어 자질의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뒤이어 저축은행 대주주를 위한 차명 대출 알선 전력까지 드러나며, 오 전 수석은 도덕성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게 됐다.

거듭 불거진 차명 재산 논란에 침묵하며 ‘여론의 추이를 살피겠다’고 밝혀온 대통령실이 오 전 수석과 ‘손절’에 나선 것은, 오 전 수석의 재산 증식과정과 관련해 또다른 사실이 공개될 경우 자칫 취임 초 국정동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봐서다. 오 전 수석은 변호사 시절 불법 주식거래로 수백억대 돈을 벌어들인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 변호를 맡기도 했는데 이런 사실은 최근 이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주가 조작 범죄 등에 대한 철퇴를 약속해온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과는 맞지 않는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오 전 수석 임명의 적절성에 여당 안에서도 우려가 많이 있었고, 이 대통령 역시 이대로 그냥 버틸 경우 민심이 그다지 좋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거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050 '블랙 다이아몬드' 캐며 자식 넷 키웠는데…막장의 씁쓸한 퇴장 랭크뉴스 2025.06.14
52049 경북 영덕군서 2차례 연속 지진… 인명피해 없어 랭크뉴스 2025.06.14
52048 인도 여객기 추락 사망자 274명으로 늘어…지상 사망자 33명 랭크뉴스 2025.06.14
52047 이화영 사면 요구… 김기현·나경원 “대통령 협박” 랭크뉴스 2025.06.14
52046 민주당 "대북전단 살포 숙고 요청‥경찰·지자체, 엄정 대응해야" 랭크뉴스 2025.06.14
52045 문구용품 구경하던 8세 여아 상대로 음란행위 한 20대 집유 랭크뉴스 2025.06.14
52044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특검보 인선·수사팀 구성 착수(종합) 랭크뉴스 2025.06.14
52043 에어인디아 유일 생존자 좌석 '11A'…"항상 안전한 건 아냐" 왜 랭크뉴스 2025.06.14
52042 나경원 “이화영의 사면 요구, 이 대통령 향한 사법거래 청구서” 랭크뉴스 2025.06.14
52041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도 사망자 발생…“이란 군, 이스라엘 F-35 격추”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14
52040 “첫 달 보험료 내주면 끝인가요?”…국민연금 18세 자동가입 추진 반응이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6.14
52039 이 대통령 “주말 행복하게 보내게 울타리 되겠다”…‘인스타’ 대국민 소통 랭크뉴스 2025.06.14
52038 북한, ‘구축함 사고 책임’ 전 해군사령관 예전 사진에서 삭제 랭크뉴스 2025.06.14
52037 이란 "미국과의 대화 무의미‥협상하자면서 이스라엘 공습 승인" 랭크뉴스 2025.06.14
52036 [르포] 시위 8일째, 쥐 죽은 듯 황량한 LA... 해병대 투입에 긴장 고조 랭크뉴스 2025.06.14
52035 "채상병 특검, 같이 합시다!" 김정민 변호사 '특검보' 제안에‥ 랭크뉴스 2025.06.14
52034 이란, 美와 핵 협상 중단 시사… “대화 무의미” 랭크뉴스 2025.06.14
52033 술에 취해 흉기로 학생들 위협한 60대 체포 랭크뉴스 2025.06.14
52032 이란 "미국과의 대화 무의미... 이스라엘 공격 방치했다" 랭크뉴스 2025.06.14
52031 해군이 포착한 수상한 신호…따라가봤더니 16세기 '보물선' 발견? 랭크뉴스 202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