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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헬기 원조국 美 장군 ‘무용지물’ 지적
“현대 전쟁에서 공격 헬기 효과는 제한적
당장 승리를 가져다 줄 유효 전력 아니다”
장기화된 러·우 전쟁 계기로 무용론 ‘확산’
韓도 공격헬기 아파치 추가 도입 ‘재검토’
최신형 ‘AH-64E’ 가디언 아파치 공격헬기. 사진 제공=미 보잉社

[서울경제]

‘전차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격 헬기 ‘AH-64’ 아파치(Apache)는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19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침공 당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991년 걸프전에서 탱크 278대를, 2003년 이라크전 때는 탱크 80여 대와 장갑차 140여 대, 250여 문의 화포를 무참히 파괴해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름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중 가장 용맹했던 아파치족에서 따왔다. 시속 365㎞의 빠른 속도, 1200발짜리 30㎜ 포와 2.75인치 로켓탄 76기,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16기를 갖춘 주·야간 전천후 공격 헬기다. 지상에 근접해 건물·언덕 등을 은폐물로 이용한 기습 공격에 강해 적진 깊숙이 침투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면서 무용론에 휩싸였다.

당장 러시아군 주력으로 ‘밤의 사량꾼’이라 불리는 공격헬기 ‘Mi-28’이 우크라이나의 자폭용 드론 공격을 받고 추락하는 영상이 공개로 무용지물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공격 헬기가 실전에서 드론에 당한 건 처음이다. 200억원이 넘는 러시아군 또 다른 공격헬기 ‘Ka-52’ 기 등도 1000만 원 안팎인 휴대용 미사일에 줄줄이 격추됐다.

이러는 가운데 미 육군이 지난 2023년 2월 이미 개발에 20억 달러를 들인 코만치 헬기 개발 사업을 전격 취소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미 육군 참모총장은 “헬기의 공중 정찰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배우고 있다”며 “무인 시스템이 더 멀리 도달하고 더 저렴해 졌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은 헬기 대신 무인기와 유·무인 복합 시스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최근 미 육군이 최근 모든 전투 사단에 드론 약 1000여 대를 새로 보급하고, 오래된 무기와 장비를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점검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가 나와 다시 한번 각국의 군 당국에 시선을 끌었다. 5년 간 360억 달러(약 50조 4900억 원) 규모로 이뤄지는 이번 재정비 계획은 냉전 종료 이후로 최대 규모다.

이 같은 비용의 상당 부분은 오래된 장비의 조달을 중단하고 인력을 무인 시스템으로 대체해 충당한다는 예정이다. 이럴 경우 지난 수십년간 미군의 핵심 이동 수단이었던 군용 차량 험비와 합동경량전술차량(JLTV) 등은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게 된다. 특히 대형공격헬기 ‘아파치’의 일부 구형 모델도 퇴역할 수 밖에 없다. 공격 헬기의 무용론이 현실화 되는 것이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우리 군 당국도 4조 7000억 원 규모의 아파치 공격 헬기(AH-64E) 36대를 미국에서 구입하기로 한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 헬기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공격 헬기가 드론과 휴대용 미사일에 격추되는 사례가 불거지자 아파치 공격 헬기 도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려는 것이다.

육군항공사령부에서 열린 대규모 항공작전 훈련에서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1개 대대가 동시에 이륙해 호버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육군


이처럼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대형 공격 헬기는 그 명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문제는 정작 공격 헬기의 원조국인 미국 내 아파치 가디언(AH-64E)에 대한 무용론의 주장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의 아파치 헬기가 미래 전장에서 점점 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미 육군 장성의 우려가 나왔다. 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I)는 지난 6월 5일(현지 시간) 육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군이 구형 아파치 헬기를 단계적으로 모두 퇴역하고 최신 모델 일부만 현대화 하는 이유와 방법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육군의 작전·계획·훈련 담당 부참모장인 조지프 라이언 중장은 지난 3일 워싱턴DC 소재 신미국안보센터(CNAS) 본부에서 열린 CNAS 2025 국가 안보 콘퍼런스에서 “AH-64D(구형 아파치)는 지금 당장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이언 중장은 최신형 아파치의 버전 4(v4)와 버전 6(v6)도 과거처럼 전투에 이바지할 전력이 아닌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여진다면서 “우리는 미래 전장의 요구를 충족하고자 최신 아파치 전력만 현대화하고 개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육군은 현재 운용 중인 구형 아파치 158대 중 최신형 모델인 AH-64E로 업그레이드할 52대를 제외하고 모두 퇴역시킬 예정이다. 현재 미 육군이 운영하는 최신형 아파치는 560여 대다.

라이언 중장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공격 헬기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오늘날 전장에서 이런 플랫폼(유인 공격 헬기)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여러분 상상에 맡기겠다”면서 “극도로 제한적이고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파치 헬기는 1986년 미 육군에 도입된 이래로 오랫동안 가장 치명적인 다목적 공격 헬기다. 30㎜ 체인건과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해 적의 요새화된 진지를 파괴하거나 매복 공격을 극복할 수 있는 속도와 화력을 갖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아파치의 디지털 시스템을 방해할 수 있는 첨단 방공망과 사이버 전술이 나오면서 미 육군을 지원하는 데 최고의 수단으로 꼽혀온 이 무기의 위상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아파치의 헬파이어 미사일이 훈련에서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자폭 드론을 성공적으로 격추하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드론 역시 그에 상응하는 성능 개량으로 훨씬 더 높은 전과를 세우며 헬기 무용론에 일조하는 게 현실이다.

사정은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아파치의 강력한 라이벌로 여겨졌던 러시아제 공격 헬기 카모프 카(Ka)-52 ‘알리가토르’, ‘Mi-28’ 등 총 225대의 공격헬기를 야심 차게 우크라이나에 투입했지만 고성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을 비롯해 휴대용 대공미사일(MANPADS), 대공포 등의 공격에 맥없이 격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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