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상법 개정 추진 기대감 영향" 평가
"기업 비공개 반발 중... 개혁 약해질 수도"
"기업 비공개 반발 중... 개혁 약해질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현장 간담회를 연 뒤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한국 투자자들은 새 대통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끝낼 수 있다는 쪽에 내기를 걸었다."
영국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연일 치솟고 있는 한국 증시 상황을 조명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코스피가 3년 만에 '3,000선 복귀'를 바라보는 등 증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특히 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안 재추진이 '오천피(코스피 5000) 공약' 달성으로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불법계엄 사태 해소 + 상법 개혁 추진 영향"
신문은 최근 한국 증시 활황 배경에 자본시장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소수 지배 주주를 위해 나머지 주주를 희생시켰던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관행을 해소하겠다는 정부 신호에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FT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개선에 실패했고 지난해 코스피 주가순익비율(PER)은 0.84로 최저점을 기록했다"며 "상법 개정 추진은 12·3 불법 계엄 사태 해소 등으로 이미 상승 중이었던 한국 주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의지가 강한 점도 주목했다. 이 대통령이 정권 출범 일주일 만인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약속했던 만큼, 상법 개정이 전례 없는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FT는 "이 대통령과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주주 보호 조치는 역대 가장 강력한 것"이라며 "경제 둔화에 대한 불안감과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 급증한 개인 투자자들(의 압박) 또한 자본시장 개혁을 최상위 정치 의제로 밀어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12일 2,920.03을 기록하고 있다. 뉴스1
"임기 내 오천피 달성은 비현실적"
다만 기업 반발이 거세 정부의 개혁 목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이미 일부 기업들이 비공개적으로 정부에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며 "기업 집단의 압력 탓에 정부의 개혁안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이 대통령 임기 5년 내에 5,000을 넘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개혁이 한국 시장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의 견해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