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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로·강남 등 서울 곳곳서
올들어 52건 신고… 해마다 늘어
도심 숲 늘며 까마귀도 도시에 적응

최근 서울 도심에서 ‘까마귀들이 사람을 공격한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늘고 있다. 새들의 공격으로 출혈이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도 일어나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소방서로 ‘까마귀들이 행인을 공격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서울 구로소방서에도 지난달 29일 ‘구로역 인근에서 까마귀 4~5마리가 사람을 공격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새들이 도심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는 최근 들어 증가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3년 68건이었던 조류 공격 관련 신고 건수가 지난해 74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만 52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도심에서 사람을 공격하는 조류 대부분이 까마귀라고 설명했다. 김동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까마귀 외 새들은 예민해지는 번식기에도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주변에 공원이나 숲이 조성된 게 새들의 이상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도시가 콘크리트 구조물과 녹지로 이뤄진 하나의 ‘건물숲’이 되면서 숲에 살던 조류가 점점 도시에 적응하고 있다”며 “실제로 큰부리까마귀의 도심 출현 비율이 지난 20년간 많게는 80%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할 때 주로 머리 쪽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몸집이 작은 어린이들이 크게 다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강남구청에는 ‘아파트에 출몰한 까마귀가 아들의 머리를 쪼아 다쳤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최근 소방당국에 접수된 까마귀 공격 관련 신고에는 ‘머리 쪽 공격과 출혈’이라는 내용이 공통으로 포함돼 있다.

일부 지자체는 조류 공격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까마귀 출몰 지역에서 시민 행동 요령을 설명하는 안내문을 배포하고 있다. 서울에서 조류 공격 관련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강남구는 비교적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민원 발생 지역에 큰부리까마귀를 주의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주변에 기피제를 놓아 접근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도심 곳곳에 까마귀 등 조류가 선호하는 열매가 달린 유실수를 심으면 먹이 활동을 위해 사람을 공격하는 부분을 상대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주지와 분리된 공간에 까마귀의 서식 환경을 조성해두는 것도 사람과의 접근성을 낮출 방법”이라며 “몸집이 큰 까마귀에 맞는 새집을 높은 곳에 설치해서 까마귀가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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