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새 정부 첫 인사를 발표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집권한 이재명 정부의 장관 후보자 지명이 늦어지고 있다. ‘확실’ ‘유력’ 꼬리표를 단 하마평은 무성하지만 정작 새 정부 출범 일주일이 된 11일까지 실제 임명된 인사는 단 한명도 없다. 대통령실이 장차관 국민 추천제를 약속한데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운영 파트너인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을 실질화하기 위해 그의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말이 나온다. 새 정부의 ‘적과의 동침’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이 대통령은 정치적 입장이 다른 전임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현안을 두고 장시간 집중 토론을 나누는 등 국무회의 내실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한 이후 이날까지 행정 각부의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으나, 국무위원 발표는 일단 미뤄둔 상태다. 일부 부처 장관직에 여당 정치인들이 확정적으로 거명되고 있으나,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대신 대통령실은 지난 10일 ‘장차관 국민 추천제’를 실시하겠다며 오는 16일까지 장차관 인사에 대국민 공모를 받겠다고 밝혔다. 적어도 이 대통령 취임 12일이 지나는 16일까지는 장관 인선이 미뤄진 셈이다. 이 대통령처럼 인수위 없이 조기 대선으로 출범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7일차에 피우진 보훈처장을 임명하고 취임 11일차에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대통령실이 국민 추천을 받은 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공개 검증까지 거치겠다고 밝힌 만큼, 인선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장관 인선을 미뤄두고 일단 ‘차관체제’로 정부를 운영하고 있는 건, 김민석 총리 후보자를 위한 ‘속도 조절’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헌법 87조와 94조는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명시하고 있는데,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다. 국정 인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수위 시기에는 국무총리 후보자도 국무위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지만, 조기 대선으로 집권한 이재명 정부는 이런 준비 기간조차 없다. 문재인 정부 당시엔 전 정부 인사인 유일호 당시 국무총리 직무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했지만, 이 대통령은 아직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제청권 행사를 요청할지 결정한 바 없다. 김 후보자를 잘 아는 더불어민주당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책임 총리까진 아니어도 실질적인 국정 운영 파트너로 보는 상황에서 김 후보자의 제청권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호흡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이재명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당시엔 1기 내각 인선 완료까지 195일이 소요돼 역대 최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대통령이 ‘내란 동조’ 의혹이 가시지 않은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마라톤 국무회의’까지 하며 동거를 이어가는 것도 인선 장기화에 대비한 조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추천제도 시행하기로 한 만큼 특별히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진 않는다”며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가 서둘러 마무리되면, 인선도 빨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410 교과서, 늘봄강사, 역사기관장까지···'리박스쿨' 뿌리 뉴라이트, 이재명 정부 '적폐청산 1호' 되나 랭크뉴스 2025.06.13
51409 李대통령, 오늘 재계 총수들과 첫 면담…경제 활로 모색 랭크뉴스 2025.06.13
51408 새 정부 기조와 다른 은행들, 소상공인 대출 줄인다 랭크뉴스 2025.06.13
51407 넥슨, 中 텐센트에 인수되나…"故김정주 유족과 접촉" 랭크뉴스 2025.06.13
51406 인도 여객기 이륙 직후 추락…“최소 290명 사망” 랭크뉴스 2025.06.13
51405 "마음만 먹으면 통과"… 민주당 개혁 입법, 명분과 현실 사이 '딜레마' 랭크뉴스 2025.06.13
51404 [단독] 트럼프 정부, 올 초 한국에 '북한 대화조건' 문의… '연합훈련 중단' 가능성 랭크뉴스 2025.06.13
51403 [단독]李, G7 이어 나토까지 데뷔? 대통령실 '불참→참석' 급선회 랭크뉴스 2025.06.13
51402 내란 특검 조은석·김건희 특검 민중기·채상병 특검 이명현(종합) 랭크뉴스 2025.06.13
51401 골드만, 美 경기침체 확률 30%로 축소…“물가·금융시장 안정” 랭크뉴스 2025.06.13
51400 볼리비아 前대통령 지지 시위 유혈충돌…"경찰 등 사망자 속출" 랭크뉴스 2025.06.13
51399 자택 상가서 포착 된 尹, 경찰출석 또 불응…'강제수사' 만지작 랭크뉴스 2025.06.13
51398 트럼프 “머지않은 미래에 자동차 관세 더 올릴 수도”…韓업계 영향권 랭크뉴스 2025.06.13
51397 ‘3대 특검’ 후보는?…조은석·한동수, 민중기·심재철, 이윤제·이명현 랭크뉴스 2025.06.13
51396 트럼프 "미국인 농부 보호하고 외국인 '범죄자' 몰아내야" 랭크뉴스 2025.06.13
51395 롯데백화점 정준호 대표 “VIP 고객, 매출 핵심” 랭크뉴스 2025.06.13
51394 프랑스 2500m 해저에서 16세기 난파선 발견 랭크뉴스 2025.06.13
51393 공군, 이번엔 활주로 잘못 찾아 비상탈출…3연속 조종사 ‘실수’ 랭크뉴스 2025.06.13
51392 대낮 강남 식당 날벼락에 4명 부상…80대 운전자 '급발진' 주장 랭크뉴스 2025.06.13
51391 미국, 전기차 만들기 싫어? 트럼프 손들게 한 중국 희토류 랭크뉴스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