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사전 협의 없어···당 상황 안타깝다”
국민의힘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후에 열기로 했던 의원총회를 취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개혁안 논의를 위한 의총을 열어달라고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을 앞둔 오후 1시20분쯤 의원들에게 “이재명 대통령 재판 연기 관련해 오늘 오전 당 차원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한 만큼 이에 대한 당의 대응과 메시지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다”고 의총 취소를 알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앞에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무기한 연기한 법원을 규탄하는 현장 의총을 열었다. 이날 오후엔 지난 9일에 이어 김 위원장의 거취와 전당대회 시기, 김 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 과제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의총을 열 예정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을 계속 진행할 경우 자칫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논의된 의견은 오는 16일 선출될 신임 원내지도부에 충실히 전달해 차기 지도부가 논의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싸우는 꼴 더 보기 싫어서 안 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사전 협의도 없이 의총이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개혁안 논의를 막는 현재의 당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 및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과제별 의총 개최를 요청한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의총 취소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어서 논의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길에 지도부가 역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당헌상 소속 의원 10분의1 이상(11명 이상)이 요구하면 의총을 열게 돼 있다. 그는 또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소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의총은 당내 갈등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쇄신을 위한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시간”이라며 “가능한 빨리 의총을 열어주길 요청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