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비상경제점검 TF회의서 지적
'은행들 다시 이자장사' 비판 잇따라
초과수익·금리산정 문제의식 드러내
금융위 "싱가포르·홍콩은 5% 안팎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지 않은 수준"
연합뉴스.

[서울경제]

“예대금리 차가 다른 나라보다 벌어져 있지 않나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요 경제부처 차관급과 실무자를 한데 모은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예대금리 문제를 불쑥 꺼냈다. 은행들이 예대금리 차를 과도하게 벌려 수익을 내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의 질의에 금융위는 “해외 금융사와 비교하면 예대금리가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비상경제점검 TF 첫 회의에서 예대금리 문제를 꺼내면서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 축소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내세웠던 상황에서 은행권을 향한 상생 압력이 더 커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대출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예대금리는 은행의 수익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빠르게 내려가 은행의 수익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하락에도 예대금리 차가 더 벌어지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예대금리 차는 1.48%포인트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1.30%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이에 여당을 중심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이자 장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금융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질의를 두고 은행의 초과 수익과 금리 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을 통해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 산정 시 각종 출연금 등의 법적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은행법을 개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항목을 대출금리에 반영한 은행 임직원에 1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처벌 규정 도입까지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1일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경제대책 회의인 만큼 통상 현안이나 채무 조정처럼 당면한 현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봤는데 예대금리 문제를 거론해 놀랐다”면서 “대통령이 은행 대출금리 산정 문제를 그만큼 무게 있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국내은행의 예대금리가 해외와 비교해 높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대출금리를 일방적으로 조정하지는 않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7~2021년 평균 기준 싱가포르(5.11%), 홍콩(4.98%), 스위스(2.98%), 노르웨이(2.18%) 등 주요 국가의 예대금리는 한국(2.01%)보다 높다.

예대금리를 반영하는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평균 NIM은 지난해 말 기준 1.57%다. 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BofA)·씨티·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의 평균 NIM(2.4%)보다 0.83%포인트 낮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이 예대마진과 각종 비용을 낮추더라도 결국은 다른 경로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거나 혜택이 축소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금리 산정 방식을 세밀하게 뜯어보기는 쉽지 않을 뿐더러 사회 공헌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채무 조정 재원 확보 방안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재정만으로 채무 조정 비용을 감당하기 하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161 연봉보다 중요한 건 ‘이것’…MZ세대가 직장 고르는 기준은 랭크뉴스 2025.06.12
51160 "청산가치 더 높다" 홈플러스, ‘인가 전 M&A’ 신청 랭크뉴스 2025.06.12
51159 "이제야 두 발 뻗고 잔다"…'소음 지옥' 접경지 주민들 일제히 환호 랭크뉴스 2025.06.12
51158 개혁신당, 새 지도부 선출 과정 시작… 이르면 내달 초 전대 랭크뉴스 2025.06.12
51157 카메라 어깨에 멘 이 대통령…깜짝 방문, 함께 구내식당서 식사[현장 화보] 랭크뉴스 2025.06.12
51156 저수지 뒤지다 기겁했다…치매 노모 실종 5시간뒤 생긴 일 랭크뉴스 2025.06.12
51155 봉화 50대 여성 살해용의자 인근 야산서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6.12
51154 [속보] 공정위, 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안 퇴짜… “보완 요청” 랭크뉴스 2025.06.12
51153 복지장관 이국종 추천에…전현희 "영웅을 보는 국민 시선 반영" 랭크뉴스 2025.06.12
51152 공정위, 대한항공 마일리지 통합안 퇴짜… ‘수정·보완' 요청 랭크뉴스 2025.06.12
51151 '숭례문 지하보도 살인' 70대 중국동포 2심도 징역25년 랭크뉴스 2025.06.12
51150 공정위, 대한항공 통합안에 보완 요청...신뢰·형평성 부족 랭크뉴스 2025.06.12
51149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외압’ 의혹 이성윤, 대법서 무죄 확정 랭크뉴스 2025.06.12
51148 그녀는 어떻게 보이스피싱 조직에 세뇌되었나 랭크뉴스 2025.06.12
51147 인천공항서 동료 신체 불법 촬영... 50대 승무원 검거 랭크뉴스 2025.06.12
51146 손효숙 "리박스쿨 영구 중단‥늘봄·학교 교육서 정치 발언 없었다" 랭크뉴스 2025.06.12
51145 전 정부 국무위원과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랭크뉴스 2025.06.12
51144 대북 방송 중단에 北 일단 '조용'…남북대화 재개되나? 랭크뉴스 2025.06.12
51143 “대출만 90조” 장기불황에 자영업자 빚더미 랭크뉴스 2025.06.12
51142 나 빼고 다 가입한 바로 '그 통장'…1년 새 46만명이나 가입했다는데 랭크뉴스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