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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체류·거주 한국인들 "밤낮 헬기·사이렌 소리 등에 불안"
총영사관-한인회 안전 간담회…"시위 현장 접근 자제" 당부


10일 LA 다운타운에서 시위 관리 중인 경찰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수일째 이어지면서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불안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시위가 불법이민자들이 체포·구금된 LA 다운타운(LADT) 지구 내 연방 구금센터 일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가운데, 다운타운에 거주하는 일부 한인들은 신변에 대한 불안감과 소음·교통체증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다운타운 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한국인 송모(36) 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아파트 인근 거리에 시위대가 행진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관리사무소에서 안전 문제를 이유로 2개 출입구 중 한쪽을 아예 닫아버렸다"며 "지난 주말에는 밖에 나가기가 무서워서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또 "밤낮으로 경찰 헬기가 날아다니는 소리와 경찰차 수십 대가 지나다니며 내는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아 너무 시끄럽다"며 "집이 시위 현장과 약간 떨어져 있고 외출할 때는 차를 타고 다녀서 시위대를 직접 마주칠 일은 없지만, 아무래도 주변 분위기 때문에 계속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전날 오전에는 시위대의 소요 사태 여파로 도심을 지나는 주요 고속도로가 아예 통제되면서 송씨의 남편이 직장으로 출근할 때 먼 길로 우회해 가야 했다고 송씨는 전했다.

아울러 다운타운 내 그래미 박물관과 체육관·공연장인 크립토닷컴아레나 등이 몰려 있는 지역 일대에서도 시위대 행진이 이어지면서 도로가 통제돼 이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10일 LA 다운타운에서 불법이민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주LA총영사관과 LA 한인회는 현지 체류 한국인들과 교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시위 현장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총영사관은 전날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현지에 체류하는 한국인들에게 "금일 남가주 지역 여러 곳에서 시위가 예정된 만큼, 당지에 체류 중이시거나 여행 중이신 우리 국민, 동포분들께서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공지했다.

또 "시위와 관련, 법령을 위반해 체포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신변 안전의 위협을 느낄 시에는 즉시 현장을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LA총영사관과 LA 한인회는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LA 불법체류자 단속 반대 시위 관련 안전 간담회'를 열어 현 상황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간담회에는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 법률 전문가도 참여해 당국의 불법이민자 단속 시 이들을 고용 중인 한인 업주들이 취할 수 있는 대응 요령 등을 안내하기도 했다.

다만 LA 한인회의 제프 리 사무국장은 이번 시위의 경우 주요 지역이 다운타운 내 연방 청사 건물 일대로 제한되면서 이곳에서 7㎞ 이상 거리가 떨어진 한인타운에는 별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 사무국장은 "아직 LA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신고한 한인 사례는 없었고, 오히려 시위 현장에서 차가 불타는 영상 등이 뉴스로 전파되면서 한국이나 미국의 다른 주에서 LA 상황을 걱정하며 안부를 묻는 전화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10일 LA 다운타운에서 시위대가 행진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또 5년 전인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 시위는 피해 규모나 정도가 훨씬 덜하다고 진단했다.

리 사무국장은 "2020년에는 한인타운에도 시위대가 몰려왔고, LA 카운티 전체적으로 한인 상점 등이 피해를 본 사례가 50여건이나 있었다"며 "이번엔 시위 규모가 그만큼 크지 않고 약탈 등 범죄 행위도 아직 다운타운 일부 지역에서만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의 사진을 올린 일을 지적하며 "괜히 한인들에게 불똥이 튀어 또다시 시위대의 표적이 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엑스에 올린 사진은 LA 폭동 당시 한 한인 남성이 한인타운의 마트 빌딩 옥상에서 총을 들고 건물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찍은 것이었다.

트럼프 주니어가 이 사진을 올린 것은 무법 상태였던 LA 폭동을 상기시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해석됐으나, LA 한인회는 성명을 내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어떤 목적으로든 절대로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리 사무국장은 "LA에 배치됐다는 해병대가 아직 (시내에서) 보이지는 않는데, 실제로 시위 현장에 배치되면 시위대가 어떻게 나올지, 더 극렬하게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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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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