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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하드웨어 회사 가까워질 것”
애플 WWDC 2025 뒤 혹평 쏟아져
9일(현지시각) 미국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개한 영상 속 팀 쿡 최고경영자(CEO). 애플 제공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애플은 점점 더 뒤처지고 있고,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회사보다는 하드웨어 회사에 가까워질 겁니다.”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정보기술(IT) 업계를 선도해온 애플이 직접 신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연례 행사인 만큼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를 지켜본 자산운용사 대표 로스 거버는 블룸버그에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인공지능) 잔치에 끼지도 못했다”는 혹평이 뒤따랐다.

애플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을 비롯한 경쟁사가 연일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데 반해, 애플은 이렇다 할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시장에서도 실망감이 확산하며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혁신의 부재는 이날 막을 올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단 기조연설에서 애플의 인공지능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지난해 애플 인텔리전스의 방향성을 소개하는 시간을 따로 두고 40분 가까이 할애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새로 추가한 기능 몇 가지를 설명하는 데 그쳤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언급한 횟수는 지난해 약 60번에서 올해 30번 안팎으로 반 토막 났다.

애플의 야심작인 ‘만능 비서 시리’의 출시 시점도 미지수로 남겼다. 애플은 지난해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인공지능 비서 ‘시리’가 이용자의 개인적 맥락까지 파악해 직접 앱을 조작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해당 기능은 아직까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앞서 ‘거짓 광고’ 논란이 불거진 배경이다. 크레그 페더리기 부사장은 이날 “우리의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만 했다.

이번에 새로 추가한 기능도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보다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앞으로 애플 이용자는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통화를 할 때 실시간 통번역 기능을 쓸 수 있으며, 사진에 관심이 가는 제품이 있으면 이를 터치해서 비슷한 제품을 검색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선 ‘서클 투 서치’ 등의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는 기능이다.

인공지능의 빈자리에 애플은 ‘디자인 혁신’을 대신 내세웠다.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라는 이름의 새 소프트웨어 디자인은 유리와 액체의 특성에 착안해 메뉴 바 등을 반투명하게 만들었다는 게 특징이다. 올해 출시할 아이폰 운영체제(iOS 26)를 비롯해 애플 기기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애플은 “역대 가장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디자인 업데이트”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실망했다는 반응이 적잖다. 특히 구글이 지난달 개발자회의(I/O 2025)에서 텍스트 지시만으로 생생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비오(Veo) 3’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많다. 애플이 인공지능 시대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든 까닭이다. 애플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1.2% 떨어진 201.45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관세 부담과 인공지능 부진을 둘러싼 우려의 영향으로 19% 넘게 빠졌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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