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나흘째 계속 중인 가운데,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한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총기를 들고 옥상에 있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 (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장을 올렸다. 사진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옥상에 올랐던 무장 한인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한인 점주들이 자경단을 만들어 대응했었는데 이런 '옥상 한인'의 이미지를 소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9일 트루스소셜에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트루스소셜
1992년 LA 폭동 때는 경찰이 철수한 상태에서 폭도의 표적이 된 한인 상점 주인들은 자경단을 꾸렸다. 이들은 총기와 탄약 등을 들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스스로 가게를 지켰다. 이런 노력 덕분에 폭도에 의한 한인의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없었다.

1992년 5월 2일, LA 코리아타운에 있는 식료품점 주인 리처드 리가 권총을 들고 옥상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당시 한인 상점이 약탈당하고 화재로 소실됐다. AP통신=연합뉴스

그러나 물질적인 피해는 막대했다. LA 폭동 전체 피해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 3571억원)였는데 이 중 한인 상점 등의 피해가 4억 달러(약 5428억원)였다. 한인 피해 상점 대부분은 지방·연방정부로부터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LA폭동 당시 자경단을 조직한 한인들. 중앙포토

당시 6일간의 폭동으로 LA 일부 지역은 무법 상태가 됐다. 상황은 통행금지와 휴교령이 내려질 만큼 심각했다. 폭도들은 도로를 지나던 차를 멈춰 세운 뒤 운전자를 구타했고, 상점을 약탈하고 방화했다. 폭동으로 총 63명이 숨지고 2300여명이 다쳤다.

92년 LA 폭동은 공권력의 잔혹 행위와 부당한 사법 시스템에 대한 흑인의 분노 때문에 촉발됐다. 백인 경관 4명이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잔혹하게 구타하는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된 상황에서 경관들이 모두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흑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분노한 흑인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시위했고, 나중에 무장 갱단까지 합류해 폭동으로 변질했다.

LA폭동 당시 자경단을 조직한 한인들. 중앙포토

결국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은 주 방위군 투입을 요청했고,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비해 현재 LA에선 시위로 인한 인명이나 상점 피해는 경미하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8일 이번 LA 이민 단속 반대 시위와 1992년 LA 폭동 사태는 혼란과 위기 수준이 다르다고 보도했다.

CNN은 8일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전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이유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동의 없이 주방위군을 배치해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엘레니 쿠날라키스 캘리포니아 부지사는 CNN에 "지역 법 집행기관만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시위대 400명을 진압하려고 주방위군 2000명 투입을 명령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9일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전했다. 또 뉴섬 주지사는 미 국방부에 현재 LA에 배치된 주방위군 철수를 요청했다고 CNN이 전했다.

한편 9일 외교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 국민의 체포나 피해 사례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며 "동포 사회와 계속 소통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420 홍명보호, 쿠웨이트 4 대 0 대파하고 ‘예선 무패’ 완성···야유는 어느새 함성이 됐다 랭크뉴스 2025.06.11
50419 [사설] '실용 외교' 도전 과제 보여준 한중 정상 통화 랭크뉴스 2025.06.11
50418 독일 총리,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 랭크뉴스 2025.06.11
50417 박소담∙박원숙, 6촌 사이였다…그동안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랭크뉴스 2025.06.11
50416 [속보] 美재무부 "미중 무역협상 진행중"…종료 보도 부인 랭크뉴스 2025.06.11
50415 경찰 안전조치 여성 숨져… 용의자는 영장기각된 흉기 협박범 랭크뉴스 2025.06.11
50414 등산 가방 속 금괴가 '우수수'‥거액 재산 감춘 체납자 '덜미' 랭크뉴스 2025.06.11
50413 [단독] 김건희 "명태균에 준 돈, 정치자금과 상관없어"...검찰에 의견서 제출 랭크뉴스 2025.06.11
50412 [사설] 한중 관계, 상호 존중하면서 국익 추구하는 실용 외교 펼 때다 랭크뉴스 2025.06.11
50411 박원숙·박소담, 친척 관계 다시금 화제…“6촌 사이 맞다” 랭크뉴스 2025.06.11
50410 국힘 쇄신 표류에…김용태 “대선 이긴 당 같다” 랭크뉴스 2025.06.11
50409 니케·스텔라 블레이드 결합한 시프트업…김형태 "색다른 축제 선사" 랭크뉴스 2025.06.11
50408 이준석 "대선 이틀전 '뭘 해도 진다' 알고 완주…김문수 딱 한번 전화" [강찬호의 뉴스메이커] 랭크뉴스 2025.06.11
50407 기상청 "강원 고성 인근 바다서 규모 2.2 지진 발생"(종합) 랭크뉴스 2025.06.11
50406 英·캐나다 등 5개국, 이스라엘 극우 장관 2명 제재 랭크뉴스 2025.06.11
50405 [사설] 장차관 국민추천제, 실력·도덕성 갖춘 인재 고루 기용하라 랭크뉴스 2025.06.11
50404 김민석 총리 후보자, 재산 2억여원 신고…정치자금법 등 위반 전과 랭크뉴스 2025.06.11
50403 아파트 배관 타고 침입‥신변보호 대상 50대 여성 살해 랭크뉴스 2025.06.11
50402 서울 롯데월드 ‘후룸라이드’ 뒤집혀 탑승객 물에 빠져…운행 중단 랭크뉴스 2025.06.11
50401 월세 내니 ‘텅장’…임대차 시장 불안에 허리 휘는 세입자들 랭크뉴스 2025.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