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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 “기후·사회 정의 분리될 수 없어”
이스라엘 “구호품 전하려면 두고 가라”
그레타 툰베리 등 12명의 국제 활동가들이 탄 자유선단연합의 매들린호가 9일 새벽 3시께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활동가들이 두 손을 들고 있다. 자유선단연합 제공

이스라엘 정부가 기후·환경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한 12명의 활동가가 탄 선박의 가자 지구 접근을 막고, 선박을 이스라엘 남부 해안으로 끌고 갔다.

비정부기구(NGO)인 자유선단연합(FFC)는 9일 자료를 내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로 인도적 지원 물품을 싣고 가던 민간 선박 매들린호가 9일 오전 3시2분(현지 시각) 공해 상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나포되었고, 화물은 압수됐다”고 밝혔다. 툰베리도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납치됐다”는 동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이스라엘 국방부도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매들린호) ‘셀카’ 승객들은 안전하고 무사하다. 샌드위치와 물이 제공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도 전날 밤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매들린호에 대해 “요트에 탄 유명인들의 극소량의 구호품은 인도적 절차를 거쳐 가자지구로 전달될 것”이라며 “인스타그램 셀카를 찍는 것이 아니다”고 적었다. 툰베리 등 활동가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 것을 “셀카”라며 비꼰 것이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이스라엘 해군이 매들린호가 이스라엘 남부 해안 도시 아슈도드 항구에 인도적 지원 물품을 하역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반유대주의자 툰베리와 그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지 친구들이 하마스가 누구이며, 그들의 잔혹한 행위가 무엇이며, 이스라엘이 싸우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냈다. 그는 활동가들이 이스라엘에 도착하면 활동가들에게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관련 영상을 보게 하라고 이스라엘군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자유선단연합은 “이스라엘은 매들린호에 탑승한 국제 자원봉사자들을 구금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이들의 구금은 자의적이고 불법적이며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시칠리아 카타니아 해안에서 가자지구로 출발한 자유선단연합 소속 매들린호.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지난 1일 툰베리와 독일, 프랑스, 브라질, 네덜란드 출신 등의 활동가들은 매들린호를 타고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카타니아의 항구에서 지중해와 접한 가자지구 해안을 향해 출발했다. 툰베리와 함께 탑승한 활동가들은 독일, 프랑스, 브라질, 튀르키예, 스웨덴, 스페인, 네덜란드 출신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스라엘 입국이 금지된 팔레스타인계 유럽의회 의원인 리마 하산도 배에 탔다. 이들은 지난 3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봉쇄해 주민들이 기아 상태에 직면하자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세계에 이 문제를 호소하기 위해 배에 탔다. 이들이 구호물자로 준비한 물품은 분유, 기저귀, 생리대, 해수담수화 키트, 의료용품, 목발, 아동용 의족 등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선박이 가자지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며 “돌아가는 게 나을 것”이라며 접근을 불허할 것이라고 맞서왔다.

이스라엘이 구호품을 실은 민간 선박을 나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튀르키예 구호단체가 조직한 구호선 마비 마르마라호는 해상을 통해 가자지구에 접근하려다가 이스라엘군 특공대 공격을 받고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선박 경로 확인 프로그램을 통해 본 매들린호 위치. 누리집 갈무리

2018년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5살의 나이로 홀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시위를 하며 세계적인 기후·환경활동가로 유명해진 툰베리는 최근 기후 문제를 넘어서 인권 문제와 사회 불평등, 정의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발언을 강화해왔다. 2020년에도 홍콩 민주화 시위를 공개 지지하고 여성 인권 향상과 진보적 판결로 지지를 많았던 미국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이 사망하자 추모글을 올리기도 하는 등 2019년 이후 매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어왔다.

한편, 이스라엘과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 지구 구호품을 배급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은 9일 남부 라파흐 두 곳, 중부 네차림 회랑 한 곳의 배급소 문을 열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유엔 기관 구호품 배급을 배제하고 이 신생 단체에 배급을 맡겼는데 배급소에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고 총격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주민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했다고 말하고 이스라엘군은 경고 사격만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4일부터 배급소 문을 닫고 있었다. 에이피(AP)통신은 8일에도 이스라엘군 발포로 식량 배급소로 향하던 가자 주민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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