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의힘이 멈춰섰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현안에 대해 당정이 일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야당은 대응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당권 싸움에 매몰돼 내부 경쟁에만 몰두하는 제1야당의 현주소란 평가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 임현동 기자
8일 벌어진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날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인 이승엽 변호사가 거론된 사실이 언론에 의해 공개되는 등 여권발 현안이 쏟아졌지만,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공식 논평을 한 건도 내지 않았다. 토요일이던 지난 7일에도 국민의힘 논평은 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한 논평 1건이 전부였다. 대선 이전 현안 관련 논평을 하루 10건 내외로 쏟아내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당 차원의 여론전이 올스톱되면서 정작 대응에 나선 건 개별 의원이었다. 이 대통령 변호인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거론 소식에 김기현 의원은 8일 “헌법재판소는 나라의 헌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지, 대통령 개인을 방탄하는 하청 로펌이 아니라”라고 했고, 나경원 의원은 “단순히 보은 인사를 넘어, 잠재적 유죄 판결까지도 헌재를 통해 뒤집으려는 사법 보험을 들겠다는 노골적 의도”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의 대응은 하루가 지나서야 나왔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오전 8시47분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대통령 개인의 면죄를 위한 노력이 참 안타깝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43분 뒤 “이승엽 재판관 지명 검토를 즉시 중단하라”는 제목의 국민의힘 당 대변인 명의 논평이 게시됐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난맥상은 대선 패배 책임론의 여파로 김 위원장을 제외한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하며 당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한 탓이 크다. 당 관계자는 “차기 당 지도체제를 두고 당내 계파 간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대여공세에 당이 손을 놓아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 지도부 공백 사태가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리더십 부재가 길어지면서 현안 대응 능력도 장기간 멈춰설 수 있다. 지금은 몇몇 개별 의원이 각개전투 형식으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데, “행정부 견제를 위해 이제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주진우 의원이 대표적 사례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여대야소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실상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여론전이 사실상 전부”라며 “당 체질 개선을 위한 내부 싸움을 치열하게 하되, 할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 대안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011 'LA 시위' 나흘째 집회 계속…당국, 사흘간 시위에서 56명 체포 랭크뉴스 2025.06.10
50010 중국인 집주인이 부동산 휩쓴다?... 'K-부동산 쇼핑' 제동 논쟁 랭크뉴스 2025.06.10
50009 이스라엘, 툰베리 탄 '가자 구호품 선박' 차단…"쇼 끝났다"(종합2보) 랭크뉴스 2025.06.10
50008 1978년 공장서 울려퍼진 비명…그날 없다면 ‘李대통령’도 없다 [이재명, 그 결정적 순간들] 랭크뉴스 2025.06.10
50007 헌법재판관 후보군 오른 이승엽… ‘허위사실 공표죄’ 전문 랭크뉴스 2025.06.10
50006 '李 재판' 중단에도 재판 중지법 밀어붙이는 與... 관건은 李 대통령 의지 랭크뉴스 2025.06.10
50005 3대 특검법, 10일 공포…초대형 수사 이끌 ‘검사’ 찾는다 랭크뉴스 2025.06.10
50004 [단독]李정부 과제 짤 국정기획위, 文때 1.5배 규모…부총리부터 손댄다 랭크뉴스 2025.06.10
50003 [단독]안보실 1차장 軍출신 김현종, 2차장 임웅순, 3차장 김희상 유력 랭크뉴스 2025.06.10
50002 “이스라엘은 테러 국가”···툰베리 탄 가자지구행 구호선 나포에 국제사회 ‘격앙’ 랭크뉴스 2025.06.10
50001 만기친람이 망친 대왕고래와 부산엑스포... 부처를 믿고 맡기자 [이재명 정부 이것만은] 랭크뉴스 2025.06.10
50000 “청년은 2배, 부모는 1.5배"… 서울시가 얹어주는 이 통장 [S머니-플러스] 랭크뉴스 2025.06.10
49999 李정부 최우선 과제 "경제위기 극복" 47%…"계엄처벌" 16% [중앙일보·국가미래전략원 조사] 랭크뉴스 2025.06.10
49998 [단독] "조태용 원장, 계엄 이후 국정원 고위 간부들에 특활비 돌렸다" 랭크뉴스 2025.06.10
49997 정치 대결로 비화하는 LA시위…뉴섬 “트럼프 제소” vs 트럼프 “뉴섬 체포 지지” 랭크뉴스 2025.06.10
49996 "1만원에 5분입니다"…돈 내고 낯선 남자와 포옹하는 게 유행이라고? 랭크뉴스 2025.06.10
49995 IAEA 총장 "이란 입수한 핵정보, 이스라엘 소레크 연구소인 듯"(종합) 랭크뉴스 2025.06.10
49994 우산 들고 잠실구장 질주…염경엽도 헛웃음 짓게 한 ‘잠실 포핀스’ 결국 랭크뉴스 2025.06.10
49993 中캐릭터 인형 라부부 돌풍… ‘히든 에디션’ 금 투자 수익률 압도했다 랭크뉴스 2025.06.10
49992 이재명-이시바, 첫 통화로 한·일 관계 ‘첫 단추’···의미와 전망은 랭크뉴스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