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 후보자,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첫 인선 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새 정부 첫 법무부 차관으로 이진수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부장은 사법연수원 29기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도 일했다.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형사 수사를 주로 한 비(非) 특수통 검사다. 8일 임명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은 특수통 검사인데, 법무부 장관 임명 전까지 오 수석과 새 법무부 차관은 검사 인사를 비롯해 검찰 개혁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장 외엔 검사 출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인 이정현(27기)·구자현(29기) 위원도 법무부 차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위원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을 수사하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었고, 구 위원은 문재인 정부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했다.
이진수 대검 형사부장. 사진 검찰
이재명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보다 차관 인사를 빨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 특성상 차관 인사 속도가 더 빠를 수 있고, 법무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법무부 장관(박상기)보다 차관(이금로) 인사를 먼저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장관보다 차관을 더 빨리 임명하자는 기조가 있기도 했지만, 특히 법무부 차관은 검사 인사 준비, 검찰개혁 등 장관이 임명되기 전까지 미리 준비할 일이 많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2017년 7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일주일여 만에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발표됐는데, 이는 두 달 전 임명된 이금로 전 차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미리 준비했던 명단이었다.
특히 지난 5일 특검법(내란·김건희·채 해병)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이달 중 출범한 3대 특검도 법무부 차관 인사를 앞당길 요인이다. 3대 특검엔 총 120명의 검사가 투입된다. 박성제 전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차관이 대신 이 명단을 정리해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김석우 차관이 특검 명단을 짜게 할 순 없는 일”이라고 했다.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사법부는 물론 수사기관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때 미완으로 끝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수사·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에서 완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검찰 로고에 직원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는 검찰 출신 현역 국회의원 이건태·박균택·소병철 민주당 의원과 서울고검장을 지낸 조은석 감사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비법조인 출신으로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이름이 나오고 있다.
또 새 헌법재판관 후보군은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이승엽 변호사, 위광하 서울고법 판사 3명으로 추려졌다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말했다. 세 후보 중 대통령 몫으로 지명해야 할 두 명이 결정된다.
후보 중 이승엽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불법 대북송금사건 등 변호를 맡아 ‘이재명 변호사’로 불린 인물이다. 이 변호사의 헌법재판관 지명이 이해충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것이 이해충돌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다만 이 변호사 본인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고사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