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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보다 더 출렁이는 국채 투자법 경제+ 관세 충격이 자산시장을 흔들고 있는 와중에도 ‘채권 개미’의 진격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 2위, 4위가 모두 미국 장기국채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최근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비례)하자 서학 개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워 채권 투자 난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채권 개미의 선택은 과연 정답일까. 중앙일보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트 ‘머니랩’이 미국과 한국 국채 투자의 길을 짚어봤다.
최근 몇 달간 미국 장기채는 주식 못지않게 오르내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월 4일 3.9%대까지 떨어졌다가 두 달도 안 돼 4.6%(5월 21일)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장기채 ETF인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TLT)의 주가는 92.85달러에서 83.97달러로 10% 가까이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썼다. 이런 급락의 배경으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감세 법안 등이 꼽힌다. 채권 전문가인 윤여삼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책임연구원에게 채권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물었다.

김경진 기자

Q : 단기간에 미국채 금리가 등락한 이유는.

A :
윤여삼=“지금 채권 금리 긴장도는 2023년 10년물 금리가 5%까지 폭등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차이점은 바이든 정부는 지갑을 닫았었는데, 트럼프는 닫기는커녕 감세 법안까지 내놨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갑을 열면 채권 금리는 오른다. 무리한 정책을 고수하지만 않는다면, 하반기엔 기준금리 인하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오고 채권 금리도 떨어질 거다.”
A :
김성수=“이미 예상된 일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게 최근 시장의 불안한 분위기다.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돼 모든 자산이 폭락했지만, 주식은 회복하기 시작했고, 채권도 ‘셀 아메리카’로 빠진 자금이 다시 돌아오면 회복될 거다.”

Q : 일각에선 10년물이 5%까지 오를 수 있다며 채권 투자를 경계한다.

A :
윤여삼=“트럼프가 균형 재정을 위한 아무런 조치 없이 정책을 밀고 가면 정말로 10년물 금리 5%에 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관세 정책에서 보듯 ‘트럼프는 반만 믿자’고 생각해야 한다. 재정 적자 우려는 얼마든지 트럼프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고, 이번에도 하반기에는 대안이 나올 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끝난 게 아니란 점도 기억해야 한다.”
A :
김성수=“미국 대통령 스스로 자국 통화와 시장 신뢰도를 부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통화나 시장이 있을까. 좋든 싫든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의 충격은 더 커지기 어렵다. 2023년 10월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찍었을 때는 기준금리가 5.5%까지 올라간 때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10년물 금리는) 5%를 넘지 못했다. 지금 같은 금리 하락기에 5%를 넘는다는 건 트럼프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생각하기 어렵다.”
김경진 기자
투자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는 언제 시작될까.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 4.25~4.50%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내 25bp(0.25%포인트)씩 2~3회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기 전에 장기채 저점 매수에 나서라는 곳도 있지만, 하반기에도 수시로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며 경계하는 곳도 있다.


Q : 미국은 기준금리를 언제 내릴까.

A :
김성수=“Fed가 금리를 내리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실제로 경제 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순효과(Net effect)를 봐야 한다. 둘째, 관세 정책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자극하는지 확인이 돼야 한다. Fed가 이 두 가지를 보고 움직이려면 실제 영향이 확인되는 7월 넘어서야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인하할 수 있고, 내년에 세 차례 더 인하할 여지가 있다.”
A :
윤여삼=“7월부터 시작해 연내 세 차례 인하를 예상한다. 그 이유로는 우선 관세로 인한 미국 내 수입 감소, 재정 확대를 들 수 있다. 또 트럼프 정부의 공무원 해고 추이를 보면, 3분기 중에 실업률이 4.5%까지 높아지면서 금리 인하 환경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근거는 주식이다. 2023년에도 그랬지만, 국채 10년물 금리가 5%까지 오르면 주식 시장이 크게 떨어진다. ‘주식의 나라’인 미국에서 주가 급락은 Fed의 기조가 바뀌는 중요한 배경이 될 거다.”

Q : 미국채를 매수할만한 금리 수준은.

A :
김성수=“10년물 기준으로 4.5% 이상이면 좋다. 4.5%는 일종의 심리적 저지선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면 장기채를 늘리는 것을 권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빨리 반영하는 단기채 투자도 괜찮다.”
A :
윤여삼=“10년물 기준 4.5% 이상은 매수할 만한 메리트가 있다. 환율도 현재 수준이면 큰 부담 없다. 미국은 연간 4%대 성장이 거의 불가능한 나라인데, 4.5%가 넘는 금리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단기적으로 손실을 보더라도 미국채는 4.5%의 이자를 받으며 버티는 게 가능한 자산이다. 개인투자자는 쉽게 손절하지 말 것을 권한다.”
김영옥 기자
미국채 금리가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는 동안 한국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하면서 양호한 수익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주요 선진국 채권 금리가 튀어 오르는 동안 국고채는 꾸준히 금리가 떨어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에는 대규모 추경(추가경정예산)으로 채권 공급량이 증가할 거란 우려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Q : 한국은행 기준금리 전망은.

A :
윤여삼=“1분기 성장률이 안 좋게 나왔고, 관세 충격까지 감안하면 올해 세 번은 내려야 한다고 본다. 5월에 이어 8월·11월에 인하해 2.00%까지 내릴 것으로 본다.”
A :
김성수=“5월에 인하했고 8월에도 내려 총 두 번 인하로 본다. 한국의 낮은 성장률 전망을 보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내리지는 않을 거다. 향후 쓸 수 있는 통화 정책 카드가 남지 않아서다. 게다가 정부나 한은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하기 때문에 금리를 너무 빨리 내려줄 것 같지 않다.”

Q : 국고채를 매수할만한 금리 수준은.

A :
윤여삼=“올 들어 한국 국고채는 금리가 계속 내려가면서 세계에서 가장 수익이 좋은 채권 중 하나였다. 4월엔 10년물 금리가 2.4%대까지 떨어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는데, 개인적으론 고평가였다고 생각한다. 국고채는 10년물 기준 2.8% 이상으로 올라와야 사볼 만한 영역이 된다.”
A :
김성수=“현재 기준금리를 고려하면 10년물 금리 2.8% 이상일 때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Q : 국채 매수 타이밍은 언제인가.

A :
윤여삼=“한국 국고채는 고평가를 경계하며 8월까지는 조심하는 게 좋겠다. 정부가 추경을 늘리고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8월까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금리가 튈 수 있으니 그 이후에 사는 걸 추천한다. 미국채는 반대로 저평가 상태다. 미국이란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10년물 4.5% 이상에서 매수하면 된다.”
A :
김성수=“정부가 재정을 크게 늘리면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7~8월께 2차 추경 윤곽이 나와 금리가 튀어오를 때를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미국채 역시 3분기 초중반에 기회가 올 수 있다. 연방정부 파산을 막기 위해 부채 한도를 높이는 시점이 8월 초로 예상된다. 채권 금리가 확 튀는 그때가 장기채를 저가에 살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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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9527

엔비디아·테슬라 다 제쳤다, 2분기 서학톱픽 투톱 이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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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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