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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6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큰절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성동훈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일요일, 대선 후보들은 막판 표 결집에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세력 대 헌정 수호 세력 간 구도를 부각하며 대선 승리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당선 시 독재 우려를 주장하며 김문수 후보의 역전극을 기대했습니다.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이 지난 월요일자 신문 1면에는 보통 유권자인 시민들을 앵글 가득 담은 사진을 씁니다. ‘주말 유세에 쏠린 눈’ 같은 사진 제목을 떠올리며 사진을 고릅니다. 1면 사진은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각각 동대구역 광장과 서울 코엑스 앞에서 연 유세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인사(절)를 하는 모습입니다. 사진 속 후보들은 등을 보이고, 후보들 앞 시민들의 규모(관심)가 강조됐습니다. 지면에 실린 사진 위로 굵은 제목이 나란히 붙었습니다. ‘굳히려는 이재명’ ‘판 흔드는 김문수’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 인 6월3일자 경향신문 1면.


신문 지면에 과감하고도 파격적인 편집이 허락(?)되는 드문 날들이 있습니다. 대선, 총선 같은 중요한 선거나, 창간기념일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12·3 불법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실시되는 조기 대선일의 신문 1면은 회사의 가치를 담아 ‘투표참여 캠페인’성 지면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이디어들이 모이고, 가안들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빼고 보태지고 비교하는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해 최종 지면이 확정됐습니다.

대선일 1면은 ‘헌법 69조 대통령 취임 선서문’을 발췌해 실었습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문구 아래 유권자들의 사진을 넣었습니다. 헌법을 준수하지 않은 전직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한 선거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6월 4일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인이 4일 부인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 무대에 올라 시민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 당선인은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민심은 전직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을 심판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뒤 국회 인근에 마련된 특설무대에 올라 “(불법계엄 후)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비로소 그들을 파면하고 이 나라 주인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투표로써, 주권행사로써 증명해주셔서 고맙다”며 “국민들이 맡긴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면 사진은 국회 인근 무대에 올라 부인 김혜경 여사와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는 모습입니다. 목이 빼고 기다리던 사진입니다. 신문은 인쇄와 배달이라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선거 결과가 늦어지면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채로 배달이 됩니다. 이날 최대한의 결과가 반영되도록 마감시간이 조정됐습니다. 최종지면에 실린 이 사진은 새벽 1시30분쯤 마감된 사진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인천 자택을 나서서 여의도 특설무대에 오르기까지 많은 사진들이 들어왔습니다. 승리의 제스처와 환한 표정을 기준으로 사진을 고르려 했습니다만, 기대만큼의 확실한 사진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당선과 동시에 현실의 무게감이 표정에 드리우는 것 같았습니다.

■6월 5일

<“헌법을 준수할 것을 선서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했습니다. 취임사 격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정쟁 수단으로 전락한 안보와 평화, 무관심과 무능, 무책임으로 무너진 민생과 경제, 장갑차와 자동소총에 파괴된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시간”이라며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불법계엄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재발해선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1면 사진은 이 대통령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는 장면입니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1면 사진입니다만, 사실 이날 마감된 이 대통령 사진 중 가장 끌렸던 사진은 취임선서 행사장을 나서자마자 만난 국회 청소노동자들과 찍은 기념사진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를 마친 뒤 국회 청소노동자들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쪼그려 앉아서 노동자들과 손하트를 그리고 있는 장면은 이 대통령의 앞으로의 행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의 ‘원픽’이었습니다만, 1면 사진 후보로 내밀지는 못했습니다.

■6월 6일

<220분 국무회의, 점심은 김밥>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점심으로 김밥을 먹으며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회의는 새 정부와 전임 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좀 어색하죠? 우리 좀 웃으면서 합시다”라며 웃으면서 모두발언을 시작했습니다. 모두발언을 마치면서도 “좀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휴식도 없이 3시간40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점심으로는 물 한 잔과 김밥 한 줄이었답니다.

6일자 1면 사진은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입니다. 첫 회의에다가, 전임 정부 인사들과의 회의에다가, 점심으로 김밥을 먹으며 이례적으로 길게 진행된 회의여서 쓰지 않을 수 없는 사진이었습니다. 사진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대통령의 표정을 보면서 ‘긴장되고 어색해서 웃기도 쉽지 않은’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전임 정부 인사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날 ‘김밥 회의’ 사진 중에서도 시선을 붙드는 사진(아래)이 있었습니다만, 지면에 쓰지는 못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밥을 먹으며 첫 국무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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